경찰 “빚더미 신병비관 가족 살해 뒤 자해한 듯”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수억원의 빚을 지고 신변을 비관해 아내와 일가족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3일 검찰에 송치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옥천경찰서는 이날 살인 혐의로 구속한 A(42)씨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옥천군 옥천읍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내 B(39)씨와 세 딸(10·9·8살)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네 모녀는 하루 뒤인 지난달 25일 오후 1시 50분께 숨진 B씨의 여동생에 의해 발견됐다. 양 손목과 복부 등에 자해를 해 피를 흘린 상태에서 함께 발견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같은달 27일 오전 대전의 한 병원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숨진 네 모녀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4명 모두 경부 압박(목졸림)으로 인해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1차 구두소견을 통보했다.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수면제는 A씨가 옥천읍내 한 약국에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약물의 정밀분석 결과 등은 2~3주 뒤 나올 예정이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수년 전에 진 빚이 수억원으로 불어나 수치스러웠고 가족들과 함께 죽으려 했다”고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옥천에서 10여년 간 검도관을 운영해 온 A씨는 사채에 손을 댈 만큼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사는 아파트는 2금융권 등으로부터 매매가를 웃도는 2억50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됐으며, 최근에는 대학생 관원 명의로 대출을 받았다가 이 사실이 알려져 학부모 등과 갈등을 빚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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