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 괴산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장

김진석 과장

 유난히 덥던 2018년도 여름도 어느덧 지나가고 민족의 대 명절인 추석(秋夕)이 한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새 곡식과 햇과일이 풍성해 ‘5월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도 있다. 추석 밤이 되면 하늘엔 일 년 중 가장 둥근달이 떠서 온 세상을 밝고 환하게 비추고 가족이 모여 오순도순 정담을 나누며 솔향기가 있는 송편을 만들고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풍경은 생각만 해도 정겹다.

이 시기 우리는 고향을 떠나 오래도록 외지에서 생활해온 일가친척이 한데 모여 조상의 묘에 자란 잡초를 베고 오랫동안 돌보지 못한 산소를 깨끗하게 보전하기 위해 벌초를 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벌초에 의한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벌쏘임, 뱀물림, 낫이나 예초기 등에 베이는 사고가 대표적이다. 우선, 벌초를 할 때는 긴 옷을 입고 향이 강한 화장품이나 화려한 색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벌을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이 가까이 접근하면 과도하게 행동하지 말고 낮은 자세로 조심스럽게 피한다.

또 벌초를 하면서 뱀에 물리는 사고도 빈번하다. 뱀에 의한 안전사고를 예방하려면 벌초 시 발목까지 올라오는 두꺼운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 잘못하여 뱀에 물렸다면 안정한 후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아래쪽으로 향하게 한다. 놀라서 과도한 행동을 하는 등 흥분하고 움직이면 독이 더 빨리 퍼질 수 있다. 또한, 물린 부위에서 5~10cm 위쪽을 끈이나 손수건으로 묶어 독이 퍼지지 않게 한다. 묶을 때는 손가락이 하나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느슨하게 묶고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도록 한다.

벌초 시 낫이나 예초기로 인해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베이는 사고도 잦다. 장갑, 등산화, 보호 안경 등을 쓰고 작업하는 것이 사고 예방의 첫걸음이다. 베이는 사고가 발생하면 흐르는 물에 상처 부위를 씻은 다음 소독제나 거즈로 지혈한다. 혹시 피가 멈추지 않거나 절단 사고가 생겼을 때는 즉시 병원으로 간다.

즐거운 추석명절이란 안전함이 기본으로 보장되어야 함이 원칙이라 말할 수 있다. 정겨운 친지와의 즐거운 만남, 조상을 기리는 우리고유의 좋은 세시풍속의 자리에서 단 한건의 사고 없이 안전한 벌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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