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항거한 할아버지에 이어 일본과 대치 중인 독도 수호 지휘

박연호 독도경비대장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99년 만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고 박동희 선생의 친손자가 박연호(51) 독도경비대장으로 밝혀져 화제다.

일제에 항거해 청산 3.1만세 운동을 주도한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막내 손자가 국토의 가장 동쪽 독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이다.

독도는 일본이 자국의 영토라고 억지를 쓰며 수시로 순시선을 보내 도발을 일삼고 있는 곳이다.

그는 옥천군 청산면에서 태어나 청산초·중·고를 졸업했다. 어릴 때부터 독립운동가였던 할아버지에 대한 일화를 들으며 자랐다.

부친에 이어 형님들이 할아버지의 독립유공자 등록을 위해 애쓰는 모습도 지켜봤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박 대장이 경찰에 입문하게 된 것도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는 “경찰로 근무하게 되면 할아버지에 대한 기록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경찰을 직업으로 선택했다”며 “자칫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가던 할아버지가 뒤늦게나마 명예를 되찾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박 대장은 경찰에 투신한 지 25년이 됐다. 지난해 7월 독도경비대근무를 자원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경비대장에 선발됐다. 일본의 압제에 저항한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겠다는 박 대장의 의지가 관철된 것이다.

그는 “우리 가족들의 노력도 컸지만 청산면 전 현직 공무원들의 도움을 외면할 수 없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옥천 이종억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