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병원 1만8000명 전면파업 결정

지난 4일 국립중앙의료원 노조원들이 파업전야제를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달 20일 집단조정신청을 한 임단협 미타결 사업장에서 동시 파업전야제를 열었다. /자료사진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보건의료노조 소속 일부 병원 노조가 사측과의 임단협에 극적 합의해 파업사태를 면하게 됐다. 그러나 노조가 2차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또다시 파업을 예고해 의료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파업에 들어갔던 광주기독병원 노조가 지난 8일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노사는 임금인상 3%, 인력충원, 노동시간 단축 등에 합의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달 20일, 27일, 29일 세 차례에 걸쳐 67개 병원의 쟁의조정신청을 했다. 8월 20일 쟁의조정을 신청한 병원 중 광주기독병원만 임단협 협상이 결렬돼 5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었다.

대전 건양대병원도 5일 오전까지 교섭이 결렬돼 파업권을 확보했으나, 5일 오후 늦게까지 교섭을 벌인 끝에 핵심 쟁점이던 임금인상안 등의 문제에 합의하며 파업 철회를 결정했다.

그러나 8월 27일 쟁의조정을 신청한 병원은 오는 11일 조정만료일을 앞두고 있어 총파업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내고 1만7880명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1만3030여명이 찬반투표에 나서 92%(1만1930여명)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조선대병원, 광주시립요양병원 등 8곳에서 11일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2일부터 파업하기로 예고했다. 충청권에서는 충남대병원, 을지대병원이 12일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지역 노동계와 의료계에선 앞선 건양대병원의 사례를 들어 충남대병원과 을지대병원 등 지역 병원의 협상 타결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 갈등으로 환자들이 불편을 겪게 될 경우 노사 모두 비판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파업이 이뤄지더라도 필수 인력은 유지되며, 행정업무에는 대체인력이 투입돼 응급실과 중환자실, 수술실 등은 큰 무리 없이 운영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외래진료와 지원 업무에는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정래수·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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