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3년 전 전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또다시 발생했다.

20여일간 쿠웨이트 출장을 마치고 지난 7일 귀국한 61세 남성이 설사 증세로 도착 직후 병원 진료과정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됐다가 다음날 질병관리본부 검사결과 감염자로 판정 받았다.

메르스는 2015년 국내 첫 발생 당시 감염자와 주변인은 물론 병원과 보건당국의 안이한 대처로 7개월 남짓 동안 186명 감염, 38명 사망이라는 의료 재난을 낳았다.

당시 경제활동 위축으로 10조원이 넘는 경제손실이 난 것까지 감안하면 이번 발병 역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전국 지자체는 감염환자의 확산을 막기 위해 대응에 나섰지만 3년 전 전국을 공포 속에 몰아넣었던 만큼 우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이 탑승했던 항공기의 승무원, 가까운 좌석의 탑승객, 의료진, 가족, 검역관, 출입국심사관, 택시기사 등 총 22명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택에 격리됐다.

이들은 해당 지역 보건소로부터 최대 잠복기 14일 동안 집중관리를 받는다.

대전과 충남‧북에서는 밀접접촉자는 없지만 확진된 환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던 일상접촉자 21명이 확인돼 관찰 중이다.

추적 조사결과 증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관할 보건소에서 매일 2차례 메르스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대전시‧충북도‧충남도는 대책반을 구성해 비상근무체계에 들어가는 등 확산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메르스는 2012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치사율이 최대 46%나 된다. 증상을 완화해주는 약은 있지만 예방백신이나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앞으로 2주가 확산 고비이다. 모든 감염병과 마찬가지로 메르스는 초기 대응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3년 전 정부, 보건당국, 의료계의 미흡한 대처로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고 당국이 관련 정보를 제때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사회 혼란이 극심했다.

허술했던 대응의 결과를 반면교사 삼아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 국민 불안을 조기에 해소해야 한다.

다행히 이번 환자는 공항에서부터 직접 병원을 거쳐 격리돼 지역사회에 노출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2차 감염이 생기지 않도록 접촉자 조사와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약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선제 대응의 중요성 때문이다.

2015년 악몽이 재현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확산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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