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최재기 기자) 천안에 사는 한 80대 자산가가 37억 상당의 재산을 시에 내놓았다. 천안시는 서북구 와촌동에 거주하는 김병열씨(83․사진)가 최근 토지와 건물, 임야 등 37억 상당의 자산을 천안시에 기부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씨가 처음 기부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 7월20일 천안시청을 방문했을 때다. 그는 시청 회계과에 방문해 기부 방법 등을 묻고 본인 소유의 두정동 토지 3081㎡, 건물 1486㎡ 광덕면 대덕리 임야 10만 3819㎡ 등을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기부한 토지와 건물은 시가로 37억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김씨는 한국전쟁 당시 천안으로 피난 내려와 어렵게 재산을 일궜다. 또 쌍봉동 통장과 쌍용1동 통장 등을 맡는 등 남다른 애착심을 갖고 천안시 발전에 앞장 선 것으로 알려졌다. 슬하에 장성한 2남 1녀를 둔 김씨는“주변에서 말년에 재산 상속 문제로 자식들과 불화를 겪는 것을 많이 지켜봤다”면서 “자식들에게는 교육과 함께 일부 재산을 물려준 상황에서 나머지 재산마저 상속해주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매체 등을 통해 다른 지역의 기부사례를 눈여겨보면서 10여 년 전부터 기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며 “과거 천안시로부터 많은 금액의 토지보상을 받아 교육계나 재단에 기부하지 않고 시에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05년 천안시의 도시개발로 35억원 상당의 토지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또 단국대병원에 장기 기부 서약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시는 공유재산심의회와 지방의회 심의의결 등 행정절차를 마쳤으며, 소유권이전 등기를 이달 중에 완료할 계획이다. 구본영 천안시장은 10일 김씨를 시청으로 초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기부 받은 광덕면 임야는 조림지(인위적인 방법으로 숲을 이룬 땅)로 활용하고, 두정동 토지와 건물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되 추후 행정목적에 맞게 활용될 예정이다. 천안 최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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