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홍여선 기자) 수억원대 빚을 진 50대 여성이 술을 마신 채 은행에서 강도질을 하고 달아났다가 3시간여 만에 검거됐다. 경찰은 이 여성이 들고 달아났던 현금 2750만원 중 500만원을 제외한 2250만원도 회수했다.

충남당진경찰서에 따르면 10일 오전 9시께 당진시 송악읍 복운리 송악농협 상록지점에서 A(여·51)씨가 공기를 압축해 발사하는 전동못총인 '타정기'를 들고 침입했다.

양봉할 때 쓰는 그물망 모자를 머리에 쓴 A씨는 창구 여직원에게 검은 쇼핑백을 던져 돈을 담을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고객이 피신하자 A씨는 타정기에 장전된 못을 바닥과 벽에 수차례 발사했다.

A씨는 직원이 건네준 현금 2700만원이 든 쇼핑백을 들고 농협 인근에 세워둔 차를 타고 달아났다.

농협 여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가 타고 달아난 차량의 차적 조회 등을 통해 신원을 특정한 뒤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범행 3시간 30여분 만이 이날 낮 12시 35분께 당진시 송악읍 한 야산에서 A시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맥주 두 병을 마셨는데 빚 생각이 났다고 한다"며 "은행을 털어 빚을 탕감하겠다는 생각으로 집에 있던 타정기와 양봉용 모자를 쓰고 나가 범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범행 장소 인근 500여m 지점에서 식당을 운영해왔고, 범행 대상인 은행을 자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 당시 A씨는 도피 장소인 야산에서 술을 더 마셔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술이 깨는 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회수 하지 못한 400여만원도 검거 현장 주변에서 찾고 있다. 당진 홍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