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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 열대야 이기기, 답은 나무와 잔디에 있다
동양칼럼 / 열대야 이기기, 답은 나무와 잔디에 있다
  • 김영이
  • 승인 2018.09.11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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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며칠 전 기상청이 발표한 기상 지표는 우리 모두가 얼마나 힘든 올 여름을 보냈을까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올 여름의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31.5일로 역대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가장 더웠던 1994년의 전국 평균 폭염일수 31.1일을 제쳤다.

열대야 일수도 1994년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7월 7.8일, 8월 9.9일로 총 17.7일이었다. 1994년에도 같은 17.7일이지만 기록이 같을 경우 가장 최근에 관측된 날짜를 우위에 둔다.

열대야일은 오후 6시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날이다.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 때는 너무 더워서 사람이 잠들기 어렵기 때문에 더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열대야를 사용한다.

올 여름은 가장 더운 날도 경신했다. 지난 8월1일 강원 홍천의 낮 최고기온은 41도를 기록하며 역대 1위를 차지했다.

청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장기간 이어지던 청주지역 열대야는 지난달 17일 오전 7시 현재 23.2도로 관측되며 열대야 기준인 25도를 넘어서지 못해 종지부를 찍었다. 청주는 전날까지 27일 연속이자 올해 34번째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다.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밤잠을 설쳤다는 하소연은 일상이 됐다. 폭염에 가뭄, 열대야까지 겹쳤으니 생활리듬이 엉킨 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모두가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고 야속해 하는 사이 열대야를 겪지 않고 제대로 잠을 잤다면 믿을 수 있을까.

단언컨대 필자는 말한다. 올 여름 열대야로 밤잠을 설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오줌이 마려워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을 가곤 했어도 더워서 깬 적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에어컨을 켰느냐고? 잠자기 전 30분~1시간 정도 선풍기 타이머를 설정해 놓은 적이 있을 뿐이다. 아파트 1층에 살면서 열대야를 모르고 지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선 솔직히 말해 알지 못한다.

필자가 사는 곳은 옛 청주시와 청원군의 경계다. 행정구역도 서원구 남이면 가마리로 하천을 사이로 동이 아닌 면 지역에 속해 있다. 변두리이다 보니 기온이 도심보다 1도 정도 낮은 것은 맞다. 하지만 이 1도 차이가 열대야를 막는데 영향을 줬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열대야를 물리친 원동력일까. 단지 주거 환경 때문이 아닌 가 추정할 뿐이다.

22~25층 10개동(988세대)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전체 대지면적 5만5315㎡중 절반이 넘는 2만8151㎡가 조경면적이다. 특이한 것은 아파트 동간 마다에 잔디밭이 조성돼 있고 가운데 공간에는 초등학생이 축구를 하며 뛰놀 수 있을 정도의 커다란 잔디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물론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영산홍, 회양목 등 12만2300여 그루의 각종 조경수가 빼곡이 들어선 것도 이 아파트의 자랑거리다.

넓은 잔디 광장과 많은 나무가 지열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사례는 대구에서 찾을 수 있다. 대구는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릴 정도로 더위의 도시다. 이런 대구가 나무심기로 대프리카 탈출을 노리고 있다.

대구시는 폭염 완화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2021년까지 도심에 나무 1000만 그루를 심는 제4차 푸른대구가꾸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1996년부터 시작된 대구시의 나무심기는 21년간 3677만 그루를 심었다. 지난해엔 공공부지 5곳과 민간부지 56곳에 212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가로수와 도시숲을 만들었다.

푸른대구가꾸기 사업 전인 1995년 8만5000 그루에 불과하던 대구의 가로수는 지난해 말 현재 22만 그루로 늘어 도심 열기를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는 낮 최고기온 39.2도를 기록한 지난달 27일이 가장 더운 날이다. 40도를 웃돈 경북 영천뿐 아니라 서울과 강원지역보다도 그리 덥지 않았던 셈이다.

대대적인 나무심기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대프리카'라는 별칭이 대구와는 어울리지 않게 된 것이다.

청주시도 한범덕 시장 시절인 민선 5기때 1004만 그루 심기로 ‘녹색수도’를 지향했었다. 그러나 이승훈 시장 민선 6기때 슬그머니 사라져 푸른도시 청주를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나무는 도심에 자연적인 그늘막을 만들고 무더운 공기도 식혀준다. 청주시는 단절된 1004만 그루, 아니 더 많은 나무심기를 통해 ‘더위사냥’에 나서야 한다. 푸른도시사업단도 출범했으니 명실공히 푸른청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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