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활용한 유구읍 한국공연체험마을, 펜션 등 버려진채 썩고있어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4년째 방치되고 있는 입석초 전경, 시설 내부에서 현장 점검 중인 시의원들, 폐허가 된 시설을 지적하는이창선 부의장, 칡넝쿨로 뒤덮인 5억짜리 펜션, 잡초로 덮인 학교시설.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공주시가 10억원의 시민 혈세를 쏟아 부은 공공시설물을 4년 가까이 폐허 속에 방치하고 있다.

멀쩡하게 지어진 시설물을 숲풀 속에 썩어가게 만든 부실행정에 시민들은 거세게 반발한다.

문제의 자산은 공주시가 2005년 4억1600만원에 매입한 유구읍 입석초등학교. 부지 1만4373m², 건축면적 1242m²규모에 당시 폐교였다.

이듬해 7월 시는 이를 한국공연체험마을 조성 조건으로 연극인 C모 씨에게 임대했다. 한해 임대료는 약 1500만원 안팎이었다.

2009년 1월부터 비슷한 조건으로 임대인이 O모 씨로 바뀌고 6년간 연극·전시·음악회 등을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시는 2012년에 또 다시 5억8600만원을 들여 체험마을 내에 펜션 5개동까지 지어준 뒤 월 540만원대의 펜션 임대료만 받는 조건 아래 기존 시설 임대료를 무상으로 변경해 주었다.

공연법 제8조가 근거였지만 시민들과 업계 안팎에서는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이후 체험마을과 펜션 주변에 불법시설물이 들어서는 한편, 펜션의 부적절한 운영과 운동장 및 무대시설 주변에 각종 폐장비가 무질서하게 증가하자 시는 결국 2014년 12월을 끝으로 임대계약을 종료했다.

10억짜리 자산은 현재까지 4년간 잡초만 무성하게 자란 '귀곡산장'으로 변해 버렸다.

시설은 2017년 5월말까지 행정재산으로 분류돼 문화관광과 소관이었고 같은해 6월부터 일반재산으로 용도 변경되면서 회계과로 이관, 당시부터 지금까지 업무상 관리운영 주체는 시기별로 양분돼 있다.

행정감사에 나선 시의회는 최근 전 의원들이 직접 현장점검까지 나서는 한편, 공주시 문화관광 행정의 총체적 난맥상과 시설물 관리 운영의 부실을 집중 지적했다.

의회는 특히 계약을 종료 했다면 그 후에라도 즉각 나서서 자산을 옳게 활용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무려 4년간이나 수수방관한 처사를 문제 삼았다.

또한 재임대 또는 매각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4년동안 누증된 재정상의 손실은 누가 책임질건지 캐물으며 거듭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재임대 노력을 해봤지만 지역에서 연간 4천만원 안팎의 임대료를 감당할 업체를 찾기 어려웠다"며 "일부 오토캠핑장 운영계획 사업자 등이 나타나긴 했으나 이는 현지 정서에 적절치 않은 업종"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부지를 팔 경우 관내 소중한 자산이 외지인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어 매각은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가장 좋은 조건은 공공시설 건립 공모에 선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추진해 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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