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만명당 1336명이 우울증…노인층 환자 비율 높아

(동양일보 김홍균 기자) 국내 우울증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여성 우울증 환자는 지난해 45만명으로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또 우울증은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어 노인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대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빅데이터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 진료 환자는 2012년 58만8000명에서 2017년 68만1000명으로 지난 5년간 15.8% 증가했다.

남성은 2012년 18만2000명에서 2017년 22만6000명으로 24.0% 늘었고, 여성은 2012년 40만6000명에서 2017년 45만5000명으로 12.1% 증가했다.

남성 환자 증가 폭이 크지만 지난 5년간 여성 환자는 남성의 2.1배로 많았다.

박재섭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성은 월경, 출산, 폐경 등으로 인해 호르몬 변화가 커질 때 감정의 흔들림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중년기 여성들이 폐경 전후에 겪게 되는 호르몬 변화가 우울증과 관련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육아·가사·직장생활의 병행, 시부모와의 갈등, 남성 중심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한 스트레스도 여성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다른 한편으로 남성은 우울감 표현을 꺼리거나 음주 등을 통해 우울증을 감추고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 10만명당 진료 인원도 2014년 1163명, 2015년 1197명, 2016년 1267명, 2017년 1336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환자를 연령별·성별로 보면 70대 여성이 4303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60대 여성 3035명, 70대 이상 남성 2670명, 50대 여성 1955명 순으로 노인 환자가 많았다.

박 교수는 “경제력 상실, 신체기능 저하, 각종 내외과적 질환, 사별과 같은 생활사건 등이 노인 우울증의 원인”이라며 “가족 제도 변화에 따른 독거노인의 증가, 가족 갈등의 증가,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늘어나는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울증은 일시적인 우울감과 달리 개인적인 의지로 치료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신경전달물질이나 호르몬의 이상으로 발병하는데 여기에는 스트레스, 주변 환경의 변화, 과도한 업무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거의 매일 하루종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과 흥미 상실, 불면증,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등이다. 심한 불안이나 초조를 느끼기도 하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거나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작은 결정도 내리기 어렵고 과도한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하며, 심한 경우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청소년은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반항하는 경우가 있고, 어르신들은 치매와 비슷하게 보일 정도로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적 불편감과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증상들이 다 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일부만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기거나 자살 사고가 있는 경우에는 우울증을 의심하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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