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희/ 취재부 차장 세종지역 담당

신서희 취재부 차장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 누구나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나'를 보지 못한다. 때로는 남들이 나에 대해 더 잘 알때도 있다. 나의 편견과 상상이 더해지지 않고 단백한 평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자에게는 주변이 모두 거울이라고 한다. 그 거울로 자신의 내면을 살피는 반면 우자는 자신이 거울이다. 자신이란 거울로 세상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그 거울이 탁해졌거나, 깨졌을 경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주변이 모두 스승임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시경에 나오는 말로 본받을 만한 전례나 경계로 삼아야할 대상이 먼 데 있지 않다는 '은감불원'만 기억해도 현자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세종시의 A초등학교에서 부장교사들이 만든 '교직원회의 규약' 결재반려로 벌어진 교감과 부장교사간 갈등.

그리고 이어진 세종시 교육청의 인사조치에대한 항의 등을 보면서 시경의 '은감불원(殷鑑不遠)'을 기억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남았다.

교직원회의 규약은 학교의 모든 의사결정을 교직원회의에서 하고 표결결과를 지키도록하자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일부 부장교사들과 교감사이에서 팽팽한 '신경전, 썰전'이 이어졌다. 급기야 일부부장교사는 한달씩 병가를 냈고 다른 4명의 부장교사들은 직무를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교감에 항의하는 교사들로 인해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며 학부모들의 반발이 나왔고 일이 커저버렸다.

은감불원의 말 처럼 서로의 주장을 본받을 만한 전례로 편견없이 받아들이고 합의점을 찾아냈다면 선생님들 싸움에 아이들 등터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주변은 모두 스승이다.

누구의 어떤 발언이나 생각, 주장은 본받을만 한것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 될 수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현자는 있었을까? "현재까지는 없다"라는 진행형의 표현이 더 적절할지 모르겠다. 일부 부장교사들의 부당인사 반발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긴 병에 장사 없다고 긴 싸움엔 패자만 남는다. 일반인이 아닌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교사들간의 싸움은 지양되어야 한다.

'은감불원'이라는 말을 교육관계자들이 명심하고 기억해서 무엇이 우리 아이들을 위한 탁월한 선택인지 성찰하는 스승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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