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 중원대 교수

김택/ 중원대 교수

 

문재인정부 들어 경찰의 권한이 점점 커질 경향이 높다. 검경수사권조정으로 인한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 부여방안이 논의됐고 국가정보원의 정보업무도 경찰이 담당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부도 자치경찰권을 추진하고 있는 등 경찰개혁이 본격적으로 협상테이블에 올려지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와 개혁은 경찰의 과학화와 전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간 경찰은 정권의 하수인역할에 충실하여 많은 파행과 과오를 자행하였고 국민의 공분과 비난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민주경찰의 기초를 다지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조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전체 13만 경찰관들의 자질과 인성, 가치관 등이 변화되어야 하고 시대정신과 부합하여야 할 것이다.
경찰부패의 이론 중에 ‘썩은 사과 가설’이론이 있다. 이 이론은 경찰관 개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데 부패 가능성이 있는 경찰관을 채용단계에서 걸러내지 못하고 조직에 흡수되어 마치 사과상자의 흠있는 사과가 썩어 전체사과가 썩듯이 경찰전체가 부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즉 부패발생원인을 개인적 결함에 두고 있다. 이와 같이 경찰관의 자질문제가 이번수사권조정에도 도마에 올랐다, 검찰은 수사경찰의 자질을 들어 수사권분리를 반대하고 나왔다.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경찰관 채용의 전문화, 가치관이나 국가관 그리고 서비스정신이 투철한 경찰관을 선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 경찰관 채용시험에 전문성 강화를 위해 법률과목을 신설하고 수학이나 과학 사회 같은 과목을 폐지하려고 한다. 경찰이 공권력을 수행할 시 인권을 중시하고 법질서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헌법과목을 시험과목에 포함하여야 한다고 한다.
경찰이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거나 피의자 조사과정에서 인간의 권리를 좀 더 생각하고 권력을 행사하라는 뜻이지만 시험과목 변경만으로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와 함께 경찰법이나 경찰관직무집행법 등 경찰행정법을 중시하자는 의견도 있다. 과거 군사정부에서 윤리관 국가관 함양을 위해 국민윤리과목을 공무원 시험의 필수과목으로 개편한 적이 있다가 몇 년 시행하다가 폐지됐고 한국사과목이 폐지됐다가 다시 부활하는 등 시험과목의 부침도 여러 번 있었다. 이번 현정부들어 인권중시라는 측면만이 아니라 경찰관이 법을 모르면 안 된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조직패거리 문제라는 측면에서 경찰대학을 개혁하겠다고 한다.
경찰부패중 부패의 원인을 개인적 결함보다는 조직의 체제적인 측면을 비리원인으로 보는 것이 ‘구조원인가설’이다 이것은 경찰관들 사이에서 끼리끼리 알아서 도와주고 눈감아주는 침묵의 규범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조직내부에서 묵시적 관행으로 내려온 것이 사실이다.
경찰대학은 그동안 우수한 인재를 배출했고 그들의 사고나 가치관의 신선함으로 경찰조직문화를 쇄신하고 경찰수사를 질적으로 고양하는데 일조했다고 본다. 고시출신과 경찰간부후보생으로만 이루어진 경찰 간부들 중 경찰대출신의 인적 구성 다원화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경찰대라는 패거리기수문화로 일선경찰관들의 상호관계나 경원시하는 풍조, 이론만 알고 현장을 모르는 서생취급 등으로 경찰대조직문화 타파가 시급했다. 또한 그들만의 리그로 승진의 독점화 현상 등으로 순경출신들이 불만이 심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경찰대 개혁의 칼을 들었다고 본다.
학력평준화도 개혁에 한몫했다. 현재 순경 입직자 중 대학졸업자는 90%이상이고 경찰행정학과 출신자도 상당히 많다. 과거에는 대다수가 고졸이고 대졸출신이 많지 않아 학사경사, 박사경정을 뽑았던 시절도 있었다. 또한 동국대에만 경찰학과가 있었지만 현재는 상당히 많이 경찰과가 개설되었다. 충청권도 중원대, 서원대, 유원대, 건국대, 세명대 등이 경찰행정학과가 개설되어 우수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적폐청산이 아니라 인적 구성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경찰청은 경찰대개혁방안으로 2019년부터 군복무면제를 폐지하고 신입생학비도 받겠다고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잘 한 조치라고 평가한다.
무엇보다도 경찰관들이 승진에서 순경출신들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현재 순경에서 경위되려면 승진시험으로 하면 4년 내지 5년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현장근무특성상 불가능하고 10년내지 15년 이상 걸린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경찰대출신들은 졸업과 동시에 군대도 안가고 경위 달고 파출소에서 목에 힘만 준다면 누가 따르겠는가. 또한 경찰서장 583명중 경찰대출신이 320명이라고 한다. 경무관은 67%이상이라고 한다.
거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런 승진잔치를 폐지하여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역차별 받아서도 안된다. 무엇보다도 이론과 실무가 다르고 현장파악력이나 업무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경찰대출신만이 혜택을 봐서는 안 된다고 본다. 앞으로 경찰은 인권을 중시하고 국가공권력의 적정성판단이 우선되어야 하고 경찰 서비스를 잘 아는 전문가를 배출해야 한다. 민주경찰로서 진정 국민을 위한 경찰이 되어야 하고 국민의 심부름꾼이 되어야 한다. 한국경찰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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