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엄재천 기자) 설성문화제와 음성청결고추축제가 개막한 지난 12일 미호천 최상류인 음성군 삼성면 대야리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독극물 방류로 추정되며 수확기를 앞둔 논에 물대기까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태의 심각성은 더했다.(동양일보 14일자 3면)

그러나 현장을 탐색한 공무원과 신고 접수를 받은 음성파출소 직원들의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분명 현장을 목격하고 설명을 들었는데도 범인 색출에는 미온적이다. ‘나몰라라’식 행태로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군 관계자는 서대석 음성지킴위원장에게 “BoD와 부유물질 조사 등 일상적인 것 말고는 군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환경법상 현장에서 범인을 찾지 못하면 방법이 없다고 손을 놓은 것이다.

음성파출소 관계자도 13일 오전 서 위원장에게 “어제 접수한 사건을 경찰서 민원실에 정식 접수해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서 위원장이 경찰서에 정식 민원을 접수하자 “군청이 조사해 경찰서로 이첩하면 경찰이 관여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군도 경찰도 서로 “나는 모르겠다”는 식이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 환경조사과에 삼성면 대야리의 상황을 알리고 조사를 요청했지만, 이들 역시 “해당 군청이 시료채취한 것을 성분의뢰하면 분석할 수는 있어도 현장에서 조사할 형편은 아니다”고 대답했다.

서 위원장은 “황당하다”고 했다. 그는 “현장을 통해 1t 트럭에 (독극물을) 싣고 와 방류한 심증을 알 수 있다. 최소한 CCTV를 통해 현장 출입 차량은 밝혀낼 수 있다”며 “그런데도 왜 군과 경찰은 간단한 조사도 하지 않으려는지 속내를 알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각한 환경오염 상황에도 정작 발 벗고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공무원들이 손을 멈췄다. 주민들은 그저 황망할 따름이다. 음성 엄재천 기자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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