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가산사서 단군제 열려…'사람중심 만물이 하나 되는 세상' 바이칼 시절 홍익인세 기상회복

가산사 지승 주지스님이 단군제 행사의 하나로 마늘과 쑥을 신도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풍물놀이패가 흥겨운 마당열기로 단군제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부여 영고의 춤을 통해 조상들에게 제사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상고시대 부여의 제천행사 영고(迎鼓)를 재연하는 ‘홍익인세(弘益人世) 단군제’가 15일 옥천군 안내면 답양리 채운산 자락 가산사(주지 지승 스님)에서 열려 화제다.

사람중심의 만물이 하나 되는 세상을 열기 위해 마련된 단군제는 전국의 400여 신도와 스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6시 풍물놀이패의 흥겨운 마당 열기로 시작됐다.

마야의 우렁찬 천고, 이용일 교수의 살풀이 춤, 주지 지승 스님의 초헌, 쑥·마늘 나눔으로 이어진 이날 행사는 부여의 영고 풍습에 따라 참석자들의 음주·가무가 어우러지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계속됐다.

경주 수곡사 만종 스님은 고천문을 통해 “단군조선 이전 우리민족의 뿌리가 된 바이칼 시절 배달나라(倍達國)는 너와 내가 구분이 없었고, 엄한 법령으로 다스리지 않고도 모든 것을 백성들의 뜻에 맡기는 홍익인세의 세상이었다”며 “이 홍익인세의 교훈은 단군조선까지 잘 지켜졌지만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 당나라를 불러들여 민족의 역사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또한 사대주의 사상과 성리학에 의한 붕당정치로 편을 가르다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등 유교도입 이후 우리민족은 본래 기상을 잃고 옹졸하고 편협해지면서 우애와 화합에서 멀어진 오늘날을 만들었다”고 설파했다.

만종 스님은 이어 “상고시대 부여의 풍습 영고(迎鼓) 재연을 통해 우리의 피 속에 흐르는 바이칼 시절의 홍익인세 기상을 회복하고자 이 행사를 마련했다”며 단군제를 여는 취지를 밝혔다.

부여의 영고는 ‘마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술 마시고 노래 불러 날을 이었다’는 옛 문헌의 기록에 등장하는 제천행사이다.

단군제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상고사를 연구하며 ‘우리민족 뿌리찾기’에 심혈을 기울여 온 이 사찰 주지 지승 스님에 의해 37년 전 처음으로 시작됐다.

지승 스님은 우리나라의 고대사를 크게 왜곡하고 있는 ‘식민사학’에 맞서 바이칼 시대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살아온 우리민족의 본 모습을 찾기 위해 만주 일대와 몽골, 바이칼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을 답사했다.

지승 스님은 이 ‘고대사 기행’을 바탕으로 ‘바이칼 민족과 홍익인간 세상’, ‘민족의 혼 아리랑’, ‘우리 상고사 기행’ 등 다수의 책을 펴냈으며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1982년부터 해마다 ‘단군제’를 열고 있다. 옥천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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