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동양일보의 ‘시가 있는 삶, 시를 통한 인문학 캠페인’의 시즌Ⅰ 순회명사시낭송회가 19년 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3일 오후 2시 정지용 시인의 고향 옥천에서 시작 해 14일 오후 7시 의병의 고장 제천에서 마무리한 19회 순회명사시낭송회를 끝으로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행사에는 1회부터 10회까지 이 행사를 진행해왔던 박현진 연극배우도 특별출연해 마지막 시낭송회의 아쉬움을 달랬다.

동양일보는 물신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취지로 다양한 시낭송 행사를 선보여 왔다.

1992년 10월 ‘시의 날’ 전야제 형태로 청주 소극장 ‘너름새’에서 시낭송회를 시작한 뒤 몇 차례 시낭송회를 개최해오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시를 낭송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2000년부터 명사시낭송회를 열기 시작했다.

이후 해마다 많은 지역의 명사들이 참여해 그 격을 더해 왔다. 상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을 받기 어려운 지역에서 공연이 펼쳐져 다양한 계층의 폭넓은 문화향유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가 이 행사를 더욱 빛나게 했다.

명사들의 시낭송 행사와 함께 문화예술 공연도 펼쳐져 시와 음악, 무용이 어우러지며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낭송전문가들과 전국시낭송대회 역대 입상자들도 자리를 함께해 시 애호가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청소년시절 한번 씩은 경험했을 ‘문학의 밤’을 떠올리며 이런 행사가 지속되면 좋겠다는 부탁의 소리도 들었었다.

메마른 현대사회에서 가장 시와 먼 사람들이 전문직 종사자와 사회지도층 인사여서 1년에 한번 만이라도 바쁜 일상을 접고 감수성을 회복해 관중 앞에서 시낭송을 하는 기회를 갖게 하려고 마련한 행사가 ‘순회명사시낭송회’다.

그렇게 해서 한 해도 거름 없이 19년 동안 충북도내 11개 시·군을 순회하며 200여 차례 행사를 열었다. 무대에 오른 110여명의 중국문인과 5200여명의 명사·시낭송가, 6만5000여명의 관객이 함께 시흥에 젖었었다.

이 행사를 계기로 여기저기에서 시낭송대회도 열리고 시낭송전문가들이 활동하면서 동호회도 만들어지고 문화재단 플랫폼 사업으로 시낭송을 가르치는 곳도 생겼다. 그만큼 시낭송이 생활속에 가까워졌다.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이 인사말에서 “매년 가을 충북도내를 순회하며 개최하는 시낭송회가 올해로 마지막이 됐다”고 밝히자 무대에 오른 시낭송가와 명사들은 “그동안 잠자던 시심을 일깨워 줘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고급문화행사가 막을 내리니 아쉽다”며 섭섭해 했다.

이처럼 ‘순회명사시낭송회’는 메말랐던 가슴에 감성과 서정을 찾아주고 감동과 위로로 상처를 치유해 준 아름다운 행사였다.

19년 동안 펼쳐온 동양일보의 시를 통한 인문학캠페인은 시가 시인의 전유물이 아님을 일깨웠고 우리 생활 속에서 시를 가까이 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동양일보는 내년부터는 시즌Ⅱ로 더 다양한 방법으로 시가 있는 삶을 위한 새로운 인문학운동을 펼칠 구상을 하고 있다.

‘시가 있는 생활’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시를 통한 인문학 캠페인이 어떻게 전개될지 독자들과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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