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채집모기 7월 대비 7배 증가
지난달 잦은 비에 번식환경 좋아져
이달 모기 매개 감염병 63명 집계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한 아파트에 사는 회사원 김동수(42)씨는 최근 귓가를 맴도는 모기 소리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가려워 눈을 떠 살펴보니 몸 이곳저곳에 모기 물린 자국이었다. 김씨는 “올 여름엔 모기 구경하기 힘들더니 가을에 뭔 모기가 뒤늦게 극성을 부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을 모기가 왕성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선선해진 날씨에 창문을 열고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모기 피해를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공북리 한 소 축사에 유문등을 설치, 모기를 채집한 결과 초가을로 접어든 지난 3~4일(23주차) 이틀간 이곳에서 채집된 모기는 2546마리에 달했다.

이는 무더위가 한창이던 7월 23~24일(17주차) 채집된 335마리의 7배가 넘는 수치다.

폭염과 가뭄으로 서식지가 말라 자취를 감췄던 모기가 8월 중·하순 많은 비가 내리는 등 모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며 다시 개체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증가하던 모기 수는 10도 이상 일교차를 보이며 기온이 내려간 이달 10~11일(24주차) 1218마리로 전주의 절반 정도로 감소했다. 그러나 모기 활동력은 여전히 강해 시민들이 겪는 체감 정도는 더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채집된 모기 중 뇌염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는 23주차 때 1021마리로, 17주차 12마리의 무려 8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 모기의 왕성한 활동으로 모기 매개 환자도 늘었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포털을 보면 9월 들어 말라리아 환자 32명, 뎅기열 환자 19명 등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 환자가 63명으로 집계됐다.

63명 중 치쿤구니아열과 지카바이러스감염증도 각각 6명이었다.

지난해 9월 발생한 모기매개감염병 환자는 총 104명이며, 그 중 치쿤구니야열과 지카바이러스감염증 감염자는 각각 1명에 불과했다.

가을 모기의 습격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여름보다는 가을이 점점 더 모기들에게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깥기온이 내려가면서 모기가 건물 안으로 들어와 서식하면서 사람들의 모기 체감 정도는 늦가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 있다. 모기는 온도만 유지되면 생존해 10~11월에도 공용 엘리베이터 등에서 목격할 수 있다. 실내에 들어온 모기는 때에 따라 12월까지 기승을 부리기도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가을에 모기 개체수가 체감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여 긴 옷을 여벌로 준비하는 것이 예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모기는 사람 몸에서 나오는 열에 이끌려 흡혈활동을 시작, 영유아가 표적이 되기 쉽다”며 “붉은색 등 선명한 색상의 옷은 곤충을 유인하기 때문에 입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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