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가 없어 한산한 대현프리몰.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1986년 3월 청주시와 ‘지하도 겸 상가 설치공사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비 45억원을 들여 1987년 준공한 대현지하상가는 점포 124개소를 비롯해 관리실과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청주 중심상권에 들어섰다.

개장과 동시에 중심상업시설로 지역 상권을 선도했던 대현지하상가(현 대현프리몰)는 청주 멋쟁이들이 찾는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고 입점 상인들도 몰려드는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한창 잘 나가던 이 상가는 개장 10여 년이 지난 1999년 1차 고비를 맞는다.

상권 활성화에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청주고속터미널이 가경동으로 이전하면서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었고, 이는 곧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타격을 입은 것이다.

그러던 중 2005년 성안길 입구 두 곳에 횡단보도가 설치되면서 회복 불가능한 2차 피해를 맞는다.

당시 지하상가 상인들과 사전 논의없이 지상에 황단보도가 설치되면서 지하상가를 통과해야만 성안길 진입이 가능했던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이용하게 됐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지하상가로 유입되는 인구가 줄면서 상가운영에 큰 피해를 입게 됐다.

당시 청주지역 시민단체와 중앙시장번영회는 시민 보행권 보장 등을 주장하며 2002년 ‘성안길 입구 횡단보도 설치운동’을 벌였고 청주 동부경찰서(현 청원경찰서) 교통규제심의위원회가 그해 12월 횡단보도 설치를 조건부 가결한 뒤 2005년 5월초 옛 수아사 앞 등 2곳에 횡단보도가 설치됐다.

예상치 못했던 1, 2차 피해 회복을 위해 2007년과 2014년 2차례에 걸쳐 사업비 65억원을 들여 리모델링도 시행했지만 인터넷쇼핑 등 전자상거래의 빠른 성장에 따른 매출감소로 상가매물이 전년 대비 30% 증가하는 등 침체의 늪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차시설 부족 등 임대인과 임차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기반시설 문제는 상가활성화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현재 124개 점포 중 30여 개가 공실로, 로드상권보다 상권기반이 취약하고 시설경쟁력이 약한 대현프리몰의 현실상 앞으로 공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인들은 “횡단보도가 설치된 후 손님이 줄어들면서 빈 점포가 생겨나는 등 많은 상인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건 사실”이라며 “지하상가만의 차별화된 정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상인들이 이곳을 떠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이곳의 상인들도 청주시의 한 구성원이고 나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나 몰라라 하는 시의 무관심 속에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들 정도”라고 하소연 했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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