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남 취재부 홍성·예산 담당부장

 
천성남 취재부 부장
천성남 취재부 부장

 

(동양일보 천성남 기자) 홍성 관내 사조그룹의 축산농장 합병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축산 메카 1번지인 홍성군에 사조그룹이 뿌리를 내린지 10년 만에 이뤄지고 있는 수직계열화 사태다.

한 연못에 들어온 외래어종이 사정없이 마구잡이식으로 토종어종을 싹쓸이하고 있는 바로 그 형국이다.

17일 새벽 5시 30분. 한돈산업의 서부농장에는 어두컴컴한 새벽 공기를 가르고 집행관과 수백 명의 집행보조 및 용역들이 인도 집행을 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들이 타고 온 자동차만 20여대가 넘어섰다. 코를 자극하는 축산농가의 축분냄새가 오히려 인도 집행을 막아서는 이들을 안쓰럽게 하는 매개물이 되고 있었다.

한돈산업의 직원 및 아내와 가족들은 이에 대응키 위해 손마다 ‘사조그룹은 약탈적 인수합병을 포기하라’는 등의 피킷을 들고 이들을 막아서고 있는 모습은 가히 생존을 위한 몸부림 그 자체였다.

사조그룹 관계자들은 일렬로 늘어선 200여명의 대열을 대동한 채 서부농장 입구로 행진하여 집행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채권자인 사조그룹과 채무자인 한돈산업의 법정판결을 위해 맞닥뜨려야 하는 절대 절명의 위기의 순간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무력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매각되지 않은 시설과 돼지마릿수, 우물 등 적정 선에서 가격을 매기려는 집행관의 조정으로 타협이 어렵사리 이뤄졌다.

흡수합병은 비교적 경쟁이 심한 산업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벌어지는 일이며 적자경영에 고민하는 기업을 우량기업이 흡수하는 예다.

이 모습을 바라본 축산인 관계자는 “사조그룹은 평가감정사가 한 대로 돼지 값을 쳐주지 않더라. 대부분 평가 절하하여 폐돈 값을 쳐서 가격을 매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대기업의 횡포는 이제 멈추어야 한다. 관계기관의 칼날 같은 감시기능으로 지역에 들어와 환경과 수질오염의 주범이고 축산농가를 하나둘 잠식해가는 기업을 내쫓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성토했다.

내포신도시의 악취의 주범으로 부상한 사조농산의 이기심이 축산1번지의 홍성군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는 목소리도 예서제서 들려온다.

마을에서 훤히 바라다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면 마을 환경과 수질오염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의회와 지자체, 충남도 등 관계기관의 날카로운 감시 기능이 이들을 통제하는 법의 잣대가 되어 지역의 축산농과 축산1번가의 명성을 지켜내는 의미 있는 사정관으로서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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