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허벅지 튼실해야” 폭로로 교사 6명 직위해제
경찰 “학생들이 문제제기한 당사자들 모두 내사 진행”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청주의 한 사립학교법인 산하 3개교에서 불거진 ‘스쿨미투’ 폭로와 관련, 학부모단체들이 철저한 진상 규명과 교육당국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청주시학교학부모연합회는 20일 충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사의 성희롱적 발언에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연합회는 “문제가 되는 학교의 공통점은 사립 재단의 여학교라는 점”이라며 “여학교의 젠더 감수성이 오히려 공학보다 떨어지고 사립학교 운영이 국·공립보다 폐쇄적이고 부조리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너희는 내 앞에서 자면 안 된다. 나는 남자고, 여자가 남자 앞에서 자는 건 위험한 일이다’, ‘여자는 허벅지가 튼실해야 한다’ 등 한 학교의 미투 고발 내용 일부도 공개했다.
연합회는 “도교육청은 ‘스쿨미투’에 대한 입장과 법적·제도적 대책을 마련하라”며 “해당 학교도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고, 사법당국과 재단은 성폭력 가해 교사를 엄중 처벌하고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또 교육당국에 실효성 있는 성평등·성인지 교육 시행과 사립학교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교육국장을 반장으로 7개부서 업무담당자와 법률전문가로 구성된 ‘학교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긴급 대책반’을 즉시 가동키로 했다. 피해학생 지원을 위해 마음건강증진센터의 역할을 강화하고, 필요 시 교권보호 지원센터의 협조를 얻을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더 이상의 미투 관련 사건이 교직사회에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지도와 연수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징계와 교육부의 제도 개선을 위해 다른 시·도교육청과 함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주지역 사립학교법인 3개교 학생들이 ‘교사들이 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미투 폭로가 나와 논란이 빚어졌다. 지난 7일 A여중의 몰카 의혹에 대한 학교 측의 대응 미흡을 계기로 SNS를 통해 스쿨 미투가 공론화되기 시작했고, 이튿날부터 같은 법인 산하 B여상, C여고의 미투 폭로가 이어졌다.
미투 폭로가 잇따르자 교육당국은 학교별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법인은 이를 토대로 A여중 1명, B여상 3명, C여고 2명 등 교사 6명이 직위해제 처분했다.
설문 결과 일부 성추행 응답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성희롱 피해 학생이 몇 명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안에 대해 경찰은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성희롱·추행 여부 등에 대한 내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은 모두 내사 대상”이라고 했다. 이도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