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 추석인 24일 전국 곳곳 기나긴 성묘 행렬이 이어지며 전국 도로는 종일 거북이 걸음을 반복했다. 성묘객은 물론 나들이객과 이른 귀경 차까지 몰려 전국 도로는 종일 몸살을 앓아야만 했다.

◇ 국립묘지와 주요 공원묘지 주차장 방불케 해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아침부터 찾아온 성묘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묘소 앞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차려 놓고 차례를 지내며 조상 음덕을 기렸다.

성묘객이 몰리며 주차장은 말 그대로 송곳 하나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찼고, 인근 도로도 큰 혼잡을 빚었다.

대전현충원에는 이날 2만명 이상 추모객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 임실호국원, 경북 영천호국원, 경기도 이천호국원 등 주요 국립묘지에도 성묘객 수만명이 찾아 경건한 마음으로 조상 명복을 빌었다.

청주 목련공원과 청주 가덕공원묘지 진입로는 차례를 마치고 나온 성묘객 차량이 오전 10시께부터 몰려들기 시작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목련공원 측은 "직원, 아르바이트생, 경찰 등 30여 명이 교통정리를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약 4만기의 분묘가 있는 인천가족공원, 검단 천주교묘지, 황해도민묘지 등 주요 공원묘지에도 종일 성묘객 발길이 이어졌다.

대한민국 동쪽 끝 독도에서는 경북지방경찰청 독도경비대원들이 합동 차례를 지냈다.

◇ 유원지와 축제장, 유명 산에도 행락객 이어져

 

성묘를 마친 시민들은 오후 들어 가족 손을 잡고 유원지와 축제장, 유명한 산으로 쏟아져나왔다.

'한가위 민속한마당'이 열린 인천 월미공원에는 수천명이 찾아 사물놀이, 북청사자놀이와 판소리, 모둠북 공연을 즐겼다.

추석을 맞아 다이버가 한복차림으로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퍼포먼스 등 명절 체험 행사를 선보인 영도 국립해양박물관에도 오전부터 시민 발길이 잇따랐다.

민속놀이와 세시풍속 체험장이 있는 광주 전통문화관과 볼거리 가득한 공연이 펼쳐진 순천만 정원 등에도 한가위 휴식을 즐기려는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강원도 평창군 평창강 둔치에서 열린 백일홍축제장은 붉은 꽃밭 산책로를 걸으며 가을이 주는 기쁨을 맛보려는 시민으로 가득했다.

'메밀꽃잔치'가 열리는 전북 고창 학원농장에도 성묘를 마친 관광객들이 찾아 50만㎡에 이른 드넓은 대지를 하얗게 수놓은 메밀꽃 장관을 만끽했다.

설악산국립공원에 오후 1시까지 1만1천여명이 찾았으며 오대산, 치악산, 지리산, 내장산 등 전국 국립공원에도 탐방객 발길이 이어졌다.

◇ 귀경 행렬로 역과 터미널마다 북적

 

전국 주요 역과 터미널은 귀경을 서두르는 인파로 오전부터 붐볐다.

전남 목포와 여수, 완도 여객선터미널에는 이날 하루 6만6천여 명이 몰렸고 인천에는 12개 전체 항로 여객선이 모두 정상 운항한 가운데 1만1천여명이 여객선을 이용했다.

전국 곳곳을 잇는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버스종합터미널에도 3만5천여명이 찾았다.

긴 시간 버스를 타야 하지만, 고향의 정이 듬뿍 담긴 짐 꾸러미를 챙겨 든 귀경객 표정은 밝았다.

광주에서 직장이 있는 서울로 돌아가는 김지호(36)씨는 "이틀 정도 나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일찍 집을 나섰다"며 "그래도 연휴가 길어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에 서울 용산역, 주요 고속버스터미널, 경기도 수원역, 광명역 등은 속속 도착하는 귀경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 고속도로는 종일 '거북이걸음'

고속도로와 주요 도로는 성묘와 나들이와 귀경 차까지 겹치며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오후 3시 현재 승용차로 부산(요금소 기준)에서 출발하면 서울까지 8시간 30분, 버스를 타면 6시간 20분이 걸린다.

울산에서 서울까지 소요 시간은 승용차로 8시간 2분, 버스로 5시간 52분, 광주에서 서울까지는 승용차로 7시간, 버스로 5시간 10분이다.

지방 방향은 상황이 조금 낫긴 하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7시간 50분, 울산까지 7시간 32분, 광주까지 6시간 20분 등으로 교통체증이 심하다.

한국도로공사는 상행선은 내일 새벽 1~2시가 돼야 정체가 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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