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문화원 전국 최초 디카시 신인 문학상 제정 후 첫 선정

‘1회 오장환 디카시 신인 문학상’ 당선작 강영식씨의 '망부석'.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전국 최초의 디카시 신인문학상인 ‘1회 오장환 디카시 신인 문학상’에 강영식(59·청주시·사진)씨가 당선됐다.

보은문화원은 이 지역 출신인 오장환 시인(1918~1953)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정한 ‘오장환 디카시 신인 문학상’의 첫 수상자로 작품 ‘망부석’을 제출한 강씨를 선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당선작은 사람의 얼굴처럼 생긴 바위가 먼 바다를 바라보는 듯한 사진에 ‘다시 천 년을 기다리면/당신 오실지 몰라//다시 천 년을 기도하면/번쩍 눈이 떠질지 몰라’라고 짧게 문장을 써넣은 작품이다.

심사를 맡은 김왕노·이상옥 시인은 “문자만으로 볼 때는 일반적 진술에 불과하지만 영상과 한 몸이 되어 읽을 때는 그 울림이 웅장하고 깊다”며 “천 년의 기다림을 넘어 천 년의 기도를 더 함으로써 망부석의 관습적 상징도 잘 극복한 작품이어서 당선작으로 뽑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떠오른 디카시는 영상과 5행 이내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빚어내는 매력 덕분에 최근 발원지인 한국을 넘어 중국과 동남아, 미국 등 국외로 확산하고 있다. 올해 처음 중·고등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보은문화원은 디카시 전문 문학지(계간 ‘디카시’)를 발행하는 한국디카시연구소와 업무 협약하고 ‘오장환 디카시 신인 문학상’을 제정했다.

수상자인 강씨는 “영상과 문자의 어우러짐, 그것들이 보여주는 감동이 좋아 2년여를 디카시에 푹 빠져 살았다”며 “디카시의 대중화에 이바지할 길을 찾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씨는 23회 오장환문학제가 열리는 내달 19일 보은 뱃들공원에서 시상금 300만원과 당선 패를 받는다. 보은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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