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대전의 새 야구장 건립 문제는 프로야구가 급속한 성장을 보인 1990년대 후반부터 야구 팬들의 염원이었다. 현재 한밭야구장(한화생명이글스파크)이 건립된 지 오래돼 낡은데다 1만3000여 석에 지나지 않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관중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수백억 원대의 공사비를 두고 대전시와 한화 구단 측이 공방만 벌이다 흐지부지됐다. 이어 2000년대 초중반부터는 한화 구단 측의 적극적인 의사 표시로 다시 논의가 됐으나 입지 선정 등이 걸림돌이 됐다.

최근 대전시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2만2000석 규모의 오픈 구장으로 새 야구장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달 27일 야구장 신축을 위한 위치, 기본구상, 타당성 등을 검토하는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시의 이같은 결정은 어떤 형태로든 야구장을 짓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야구장 신축 문제가 자치구 간 유치전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유치전이 과열될 경우 자칫 자치구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시는 당초 중구 부사동 한밭 운동장 자리에 새로운 야구장을 짓겠다고 했으나, 최근 야구장 건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 검토 과정에서 부지를 한밭 운동장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때문에 한밭운동장 외 유성구 구암역과 대덕구 연축동 등도 검토 대상 부지로 이름을 올리면서 일부 자치구가 야구장 유치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야구장을 유치하려는 자치구의 노력은 애향심의 발로로 볼 수 있다. 특히 자치구간 경쟁이 과열되는 원인은 야구장 유치로 인한 지역의 경제적인 편익을 빼놓을 수 없다. 야구장 유치지역은 야구도시라는 향토심을 자극하고, 부동산가격 상승, 소비활동 증가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대전시 전체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야구장 건립이 소지역주의에 바탕을 둔 갈등으로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 우리는 그동안 각종 사안마다 지자체간 경쟁을 벌이다 결국은 행정력만 소모했던 전철을 수없이 보아왔다.

20년 이상을 끌어 온 새 야구장 건립은 이제 첫 발을 내디뎠다. 남은 것은 빨리 추진해 순탄하게 마무리하는 일이다. 대전시와 구단 측의 적극적인 협조로 대전의 새 명소가 될 수 있는 야구장이 탄생하기를 야구 팬들과 함께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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