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섭 정무부지사 방북…의약품 무상지원 등 제안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와 북한의 교류·협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가 북한에 의약품 지원과 충북에서 개최하는 무예마스터십의 북한선수단 참가 등의 교류 사업을 제안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8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5일 림룡철 부회장 등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와 남측의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만난 자리에서 충북도가 계획하는 의약품 지원 등 8개 남북 교류 사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부지사는 지난 4일~6일 평양에서 열린 10·4선언 11주년 기념 공동행사 참석을 위해 방북했다.
이번 방북단에는 이 부지사를 비롯해 오거돈 부산시장, 박남춘 인천시장, 이병훈 광주시장, 이재관 대전부시장, 이화영 경기부지사, 박성호 경남부지사 등이 지자체 대표로 참가했다.
이들은 지난 5일 평양에서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와 면담을 갖고 남북 지자체 교류사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지사는 4개 분야 8개 사업을 제시했다.
사회·문화 분야로는 △2019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북한선수단 초청 △북한 무예도보통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공동학술대회 개최 △신채호·홍명희·정지용 관련 학술 교류사업 등이다.
‘무예도보통지’는 조선 정조 때 편찬한 무예 훈련 교범으로, 지난해 북한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이를 활용한 남북 공동학술대회로 무예 교류의 기반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신채호, 홍명희, 정지용 등 남과 북에서 활동한 대표적 인물들에 대한 학술교류로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분야는 △청주국제공항 북한 관문공항 지정 △천연물재배 시범단지 조성을 구상 중이다.
도는 통일부에 접근성이 뛰어난 청주공항에 북한 직항로를 개설, 남북 교류 활성화는 물론 청주공항 활성화 등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천연물재배 시범단지는 충북 제천 등 천연물 인프라와 북한의 전통천연물을 연계, 북방계 천연물 생산단지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산림분야에서는 북한에 조림용 묘목을 지원하는 것을 제안했다.
충북의 우수한 묘목산업 인프라를 활용, 북한에 2027년까지 낙엽송·소나무 등 해마다 20만본 정도를 지원해 800ha 규모의 경제림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단기간 내 추진 가능한 인도적 사업으로 결핵퇴치 지원, 취약계층 의약품 지원 등도 논의했다.
이 부지사는 “결핵 치료의약품과 취약계층을 위한 의약품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북한 측에 제안했다”며 “의약품은 북한 제재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합의만 되면) 즉각적으로 공급이 가능해 남북교류가 확대되면 (북한의) 의약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문화, 예술, 스포츠 분야를 뛰어넘어 실용적인 교류사업을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충북의 남북교류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의약품 지원과 관련해) 통일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지사는 통일부에 지자체 차원의 남북교류협력사업 활성화를 위해 통일부를 거치지 않고 지자체에서 독립적으로 직접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건의했다. 지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