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참 ‘성격 꾸준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때문에 요즘 충남 공주와 충북도민들은 피곤하다.

지난 8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 대표는 "(KTX 세종역 신설에)충북만 반대하지 다른 지역은 (세종역 신설을)모두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그대로 해석하면 공주시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정말 그럴까? 물론 ‘1’도 아니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10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KTX 세종역은 현실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충남도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한 TF를 구성해 공주역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종역 설치는 공주시와 충북도에게 생존권의 문제였지만 지금은 자존심까지 거론되는 지경이다. 만약 이 문제가 상식적인 선을 넘어선 방향으로 결론 날 경우 공주와 충북이 중심이 된 충청권 민심은 세종에 대한 걷잡을수 없는 불신과 돌아설수 없는 파경으로 비화될게 뻔하다.

세종시 건설의 당초 취지는 수도권 집중의 가속화를 막고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송역과 공주역 사이에 세종역이 만들어질 경우 역 간 거리는 적정수준 57㎞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수조원짜리 완행 시내버스로 변질되고 공무원철도라는 오명만 얻는 꼴이다.

오죽하면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KTX세종역 신설이 타당한건지를 묻는 청원이 올라왔을까.

청원자는 약10조원이나 여기에 쏟아붓는게 타당하냐는 질문에서 시작해 이해찬 대표가 세종역 추진을 밀어붙이는 모양새에 대해 이해가 안된다고 반문했다.

이해찬 대표와 세종시는 KTX역에 대한 헛된 주장으로 충청권 주민들간 감정의 골만 크게 하는 일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또한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김정섭 공주시장은 공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이다. 여러 ‘정황’상 마음 속에 있는 말 꺼내기 거북한 현실적 입장을 고려할 때 이제는 민주당에서 ‘세종역은 없다’는 딱 부러진 입장표명을 해줘야 한다. 더 이상 이 문제를 질질 끄는 것은 국력낭비일 뿐이다.

특히 세종시 건설 당시 피같은 땅과 인구를 떼어준 공주시민들이 지금 느끼고 있는 배신감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을 삼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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