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통해 “예견된 일 놀랍지 않아…부끄럽고 참담”

임은정 부장검사.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은 자유한국당 권성동·염동열 의원과 검찰 고위간부들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런 검찰의 처분에 대해 임은정(44·사법연수원 30기)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이미 예견된 일이라 놀랍지 않다”고 비판했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 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우현 검사장이 인천지검장으로 영전할 때 이미 결론을 예상했기에 전혀 놀랍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안미현 검사에 대해서는 “예상했으면서도 많이 무참했을 듯하다”며 “이심전심의 마음이 전해져 마음이 저린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검찰이 대통령이나 대법원장 민정수석의 직권남용은 응징해도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의 권력은 한계와 제한이 없는 여의봉으로 여기고 있다”며 “검찰은 응징의 주체지, 객체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자조했다.

임 부장검사는 “현실을 알고 있지만 참 부끄럽고 참담해 마음 속 바다에 폭풍이 인다”며 “18년차 검사로 안 검사를 비롯한 후배검사들에게, 우리에게 검찰권을 위임한 주권자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고 사과했다.

지난 2월 검찰 내부통신망을 통해 직속상관과 검찰 출신 선배변호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받았다고 폭로했고,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검찰국장 시절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권·염 의원과 최종원 전 서울남부지검장을 모두 증거부족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또 추가 고발장이 접수된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이영주 전 춘천지검장에 대해서도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들이 수사팀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나 정황을 찾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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