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래 23만여명이 농사포기 등으로 농업인 요건 못 갖춰 조합원 자격 상실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 조합을 위해 헌신해왔으나 고령으로 어쩔 수 없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된 조합원들에게 명예조합원의 자격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농협의 성장 동력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대수(자유한국당·증평진천음성) 국회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망이나 이주, 파산, 농업인 자격상실 등으로 무자격자가 돼 조합원의 지위를 잃고 당연탈퇴된 조합원이 2010년 이래 41만3900여명에 달한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3만3500여명(56%)이 고령 등의 이유로 농사를 포기하거나 농지를 매매해 농업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서 조합원의 자격을 상실하게 된 경우라는 것.

사망으로 인한 탈퇴는 11만8000여명(29%), 이주로 인한 탈퇴는 3만여명(7%) 등에 이른다.

이처럼 농촌이 점차 고령화되면서 조합원이 사망하는 경우를 포함해 농사를 포기하거나 매매하는 농업인들이 앞으로도 엄청나게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다수가 수십 년을 조합을 위해 헌신하고 공헌한 조합원들이다.

실제로 조합원의 평균연령은 2014년 64.1세에서 2017년 65.4세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규로 가입하는 조합원의 평균 연령도 2008년 52.7세에서 2017년 57.4세로 10년만에 5살 가까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농촌에 청장년층의 유입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가입하는 조합원보다 탈퇴하는 조합원이 많아지는 것 역시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탈퇴조합원(당연탈퇴+임의탈퇴)과 신규조합원 수를 비교해보면 2010~2011년은 신규가입수가 더 많았으나 2012년부터 탈퇴조합원 수가 많아져 2010년 이후 8년간 총 18만5000여명의 조합원 수가 감소했다.

농촌 고령화에 따라 농업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는 조합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이는 곧 조합원 수 감소와 함께 농협 전체의 동력 상실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경 의원은 일정 이상의 자격을 가진 고령농업인에게 명예회원의 지위를 부여하고 조합원의 제한된 권한과 의무를 누릴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경 의원은 “농사포기, 농지매매 등으로 농업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당연탈퇴된 조합원들의 대부분은 고령으로 어쩔 수 없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된 경우가 대다수”라며 “이들은 지역의 조합을 위해 수십 년을 헌신하며 조합을 키워놨는데 하루아침에 무자격자로 퇴출되어 버리면서 엄청난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명예조합원 등 제도 보완을 통해 조합을 위해 헌신해 온 이러한 농업인들을 적극적으로 예우하는 한편 향후 농협이 고령화된 농촌 지역공동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동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진천음성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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