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도로 10곳 중 7곳 안전성평가 미실시…사고 우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이 전국에서 상습 안개구간이 가장 많지만, 안전시설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충남 아산을) 의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의 안개 상습구간 254곳 가운데 충북이 73곳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2015년 2월 74명의 사상자를 낸 인천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 이후 ‘안개 상습구간 도로교통 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해 이들 지역을 ‘안개 잦은 구간’으로 지정하고 안개 표지판, 경광·경보등, 노면요철포장,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안개 잦은 구간’으로 지정된 지역은 71곳에 그쳤고, 충북에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시설이 설치된 곳도 전국에서 18곳에 불과했다. 충북은 단 한 곳도 없다.

충북의 안개 상습구간에서는 최근 3년간 77건(관련 차량 179대)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다쳤다.

강 의원은 "정부의 안개종합대책에 포함된 73곳을 서둘러 안개 잦은 구간으로 지정하고, 안전시설을 설치해 사고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재난발생 위험이 커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도로비탈면만 119곳에 달하지만 10곳 중 7곳은 안전성평가조차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 의원이 감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충북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설물안전법)상 시설물통합정보시스템(FMS) 등록대상인 도로비탈면 119곳 중 82곳이 등록하지 않았다.

FMS에 등록된 시설물은 동법 및 동법시행령에 따라 주기별로 안전성평가를 받아야 하며 평가 결과 상태기준이 D등급 이하일 경우 보수·보강 조치를 하거나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

따라서 FMS에 등록되지 않은 충북의 도로비탈면 69%은 안전성평가를 실시했는지 여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이미 2009년에 D등급 이하 판정을 받은 26곳에 대해서도 안전성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이 가운데 13곳은 보강공사조차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안전성이 낮은 도로비탈면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FMS 등록대상인 시설물을 반드시 등록하도록 하는 한편 D등급 이하의 도로비탈면은 안전검사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서 서둘러 보강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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