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대부분이 KTX세종역 신설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의 충북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KTX 세종역 신설’, ‘강호축 개발’, ‘청주국제공항 LCC 유치’ 등 현안에 대한 질의가 잇따랐다.

이현재(자유한국당·하남)의원은 재점화된 세종역 신설논란에 대해 “세종역이 생기면 종착지 도착시간이 5분 이상 늦어져 고속열차를 완행열차로 만드는 셈”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세종역 신설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세종) 대표의 공약이다. 충북은 세종역이 생기면 불과 15㎞ 떨어진 청주 오송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신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세종역은 현행 역간 거리 규정에도 맞지 않는다”며 “이런데도 신설을 고집하는 건 여당 대표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후삼(민주당·제천단양) 의원도 “지난해 이미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또다시 거론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민경욱(한국당·인천연수을) 의원은 “이 대표는 찬성, 이시종 충북지사는 반대 입장인데 유력 정치인들이 갈등을 보이면 지역만 피해를 본다”며 “지금이라도 협의체를 구성해 해결책을 찾으라”고 제안했다.

이날 국감장에 참관인으로 참석한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용역 결과로 볼 때 여건이 변하지 않는 이상 지금 당장 세종역 설치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충북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강호축’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강호축은 강원∼충청∼호남을 연결하는 경제발전 벨트로, 서울에서 대구, 부산을 남북으로 잇는 ‘경부축’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충북도는 강호축 핵심 사업으로 충북선 고속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낮은 경제성으로 정부의 예비 타당성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시종 지사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 충북선철도 고속화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강호축이 완성되면 강원과 호남 간 끊어진 인적·물적·문화적 교류가 활성화 될 것”이라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민주평화당·전주병)의원은 “(충북이)강호축 비전을 제시한 것은 시의적절했다”며 “국토 균형발전을 이끌 강호축 핵심사업인 충북선 고속화사업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 감사반장을 맡은 윤관석(민주당·인천남동을) 의원도 “경부축 위주의 불균형 발전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의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동력으로 강호축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며 “강호축 개발을 위한 충북선철도 고속화사업이 조속히 추진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충북도의 역점 중 하나인 청주공항 LCC(저비용항공사) 유치에 대해서도 의원들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청주공항을 모(母)기지로 하는 LCC '에어로K'는 최근 국토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 신청을 냈다. 충북도는 에어로K의 출범이 청주공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덕흠(한국당· 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은 “청주공항을 포함한 지역 거점공항들을 근거리 국가를 연계하는 LCC 중심의 전용공항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부는 이달 안에 관계 령 개정을 마무리하고, 늦어도 내년 1분기 중에는 신규 저가항공사 면허 심사를 완료해 달라”고 주문했다.

충북도 국감을 마친 의원들은 청주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 및 주차타워 증축 현장과 청주공항∼KTX 오송역 구간 교통 상황 등을 시찰했다. 지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