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속보= 공주시가 동학혁명군 최후 접전지였던 금학동 우금치 위령탑 비문(碑文) 내용의 역사왜곡 논란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적시한 '안내문'을 별도 설치한다.▶6월26일자 1면

동양일보 보도 직후 문화재청의 검토 지시 및 공주시의 처리방안 논의 끝에 이뤄진 결과다.

공주시는 최근 ‘우금치 전적지 보수정비 국고보조사업 검토요청’에 대해 문화재청이 승인을 해줌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3개의 문장으로 구성된 안내문은 첫머리에 위령탑 설치 배경과 시기 및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았다.

이어 두 번째 문장에서는 “한 사회단체에 의해 동학혁명과의 계승관계 등 이념갈등의 소지가 있는 비문의 일부 문구가 훼손되는 사건이 있었다”며 역사왜곡 논란의 전후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밝히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제자(題字)한 현재의 비문에는 5.16 군사정변이 마치 동학혁명의 정신을 계승하는 듯한 의미로 변질돼 있다.

이에 따라 안내문은 마지막에 “우금치 전적은 반봉건·반외세의 기치를 내건 동학농민군의 최대·최후 격전지”라며 역사적 ‘진실’을 알리는 내용으로 작성 됐다.

공주시는 당초 문화재청에 보낸 의견서를 통해 석재로 조성된 대형 위령탑과 비문이 한몸으로 돼 있고, 이념적 논란과 무관한 건립취지 등을 감안해 완전 철거는 적절치 않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도 ‘과거사도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현실론을 고려해 공주시의 이같은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문화재청과 공주시는 역사를 왜곡해 비문 제작 등을 지시한 박 전대통령의 통치행위에 대해 안내문에서는 별도로 ‘옳고 그름’을 평가하지 않았다.

동학혁명에 대한 객관적 역사의 진실이 자칫 엉뚱한 갈등과 논란으로 희석 될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철제로 발주하는 안내판은 가로 1.2m, 세로 50cm, 높이 50cm 규격이다. 한글표기 하단에는 영문이 함께 기재되며 설치 위치는 훼손된 비문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 안내판을 철거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30일까지 완료해 12월 초순께 세워진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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