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파주 동시다발 검출…악몽 재현 우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청주 미호천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방역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청주를 비롯해 전북 군산과 경기 파주 등 남·중·북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AI항원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지자체들은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전북 군산 만경강 하구와 15일 청주 미호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을 검사한 결과 H5형 AI항원이 검출돼 고병원성 여부에 대한 정밀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반경 10㎞ 지역을 '야생조수류 예찰 지역'으로 정해 이 지역 내 가금과 사육 조류에 대한 예찰, 검사를 강화했다. 또 조류 이동 통제와 소독을 벌이고 있다.

철새도래지와 소하천 등 인근 농가에 대해서는 차단 방역을 강화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방역 차량을 총동원해 매일 소독을 하게 했다.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여부 등 최종 판정에는 2~3일이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지난 11일 한강 하구에서 채취한 분변에서도 16일 H5N2형 AI항원이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최근 겨울 철새가 우리나라로 본격 이동해 AI발생 위험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가금 농가와 축산 시설에선 AI발생 예방을 위해 차단 방역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가금농가는 AI발생 예방을 위해 농가 진입로와 축사 사이에 생석회를 뿌리는 등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축사 그물망이 훼손됐는지를 점검하고 철새 도래지 방문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북도는 해당지역 반경 10㎞를 ‘예찰지역’으로 설정해 공동방제단이 주변지역에 대한 긴급 소독을 시행하고, 가금류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한 임상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예찰지역은 축산농가에 대한 가금류 반·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오리 9개 농가 9만4000여 마리, 닭·메추리 122개 농가 38만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충북도는 야생 조류 분변의 AI 항원이 저병원성으로 나오더라도 다음 달 초까지 '예찰 지역'을 해제하지 않는 등 현재의 방역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AI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오리를 겨울철에 사육하지 않는 대신 농가에 보상금을 지급하는 오리사육 휴지기제 시행 대상 농가 선정도 서둘러 마무리할 예정이다.

철새 도래지 인근의 농가 50여 곳에는 초음파나 음향 등을 이용한 야생조류 퇴치기를 보급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미호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의 고병원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반경 10㎞에 대한 예찰 지역은 당분간 유지하는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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