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 충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 충북대 겸임교수

정수현 충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 충북대 겸임교수

 

오늘 하루도 많은 사람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일어나, 신문기사, 뉴스, 인터넷 등을 보며, 어젯밤 잠든 사이에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또는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 어떠한 훈훈한 소식이 있었는지 등 희로애락을 읽거나 듣는다. 대부분의 뉴스는 정치가, 언론가,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뉴스들에 대해 자신들의 소견을 이야기 하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세상을 위한 두루뭉술한 청사진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이렇듯 훈훈한 이야기 보다는 어렵고, 생각해야 하며, 가슴 아픈 일들을 더 많이 이야기 한다.

이러한 뉴스를 뒤로 하고, 직장에 출근을 하면, 언제나 전쟁 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월요일의 시작을 알리는 주간 회의, 팀장회의를 비롯하여, 팀장들은 또 팀원들과 함께 한 주를 시작하는 마음에서 개별직원들의 업무진행상황 등을 체크하고, 한주의 일정들을 확인한다. 이렇게 회의를 하고 나면, 월요일 오전은 금새 지나가게 된다. 점심식사에서 직장동료들과 나누는 주말동안의 에피소드들을 서로서로 이야기하며, 사람들과 만남을 지속하고 나면, 또 다시 업무로 복귀하고, 전화와 컴퓨터, 키보드, 모니터를 다시 만나게 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사무직과 생산직에 관계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유사한 일들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반복적인 일들에 매이는 것이 일쑤다. 우리가 이전에 봤던 윤태호작가의 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한 사회초년생이 바둑이라는 세계에서 기사로 유년시절을 보냈던 한 청년이 다른 세계로 자신의 인생을 전환해 성장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이야기를 보면서 제가 처음 사회에 입문하던 모습과 빗대어 회상해 봅니다. 꿈 많고,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스스로 암시하고, 열심히 뛰면서 일했던 기억들, 실수의 연속으로 인해 직장상사들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하고, 반대로 최선을 다해 일했을 때 좋은 성과로 인해 받은 인정들과 격려는 저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 하게 만들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아직 많은 삶을 살아보진 못했지만, 사람들과 살아가는 시간들이 길면 길수록 또는 많은 경험을 하면 할수록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 대한 신뢰가 하나 둘씩 쌓여 갑니다. 특히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낸 다음에는 더더욱 동료들에 대한 신뢰는 암묵적으로 또는 가시적으로 커지게 됩니다.

2017년 JOB Korea에서 조사한 결과로, 직장인 5명 중 4명(81.3%)이 이전과 비교해 사내에 개인주의 문화가 증가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문제 또는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직급(사원급 75.8%, 대리 82.3%, 과장 90.0%, 부장 92.7% 등)이 높아질수록 ‘문제 또는 위기’로 더 많이 느끼고 있으며,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거나(54.5%) 사무실 분위기가 삭막하고 정이 없어지는(53.4%) 단점들이 생긴다고 지적하고, 직장 내 개인주의로 인하여, 회사에 대한 관심, 애착 없이 일하다 보니 쉽게 그만두는 경우도 41.5%, 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업무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38.9%) 등의 결과도 함께 발표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직장 내 개인주의가 장점인 부분도 분명 존재합니다.

또한 이러한 시대의 변화는 분명 현재의 기업과 개인과의 관계성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기업의 조직문화도 이처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있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불필요한 잡무나 모임으로 인한 업무 차질을 줄이고 있으며, 개인의 업무성과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문화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쇠퇴하고, 자신의 적성, 흥미, 직무에 대한 관심사 등 다양한 의사결정을 위한 요소들이 증가하면서 이전의 집단주의 문화의 향기가 짙었던 우리들의 사회인식 역시 이렇듯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조직원들의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때, 개인의 행복과 기업의 성과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작은 불씨가 커지듯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조직문화를 하나하나씩 만들어 나아가고, 상사는 후임직원들에 대한 신뢰를, 후임직원들은 상사에 대한 신뢰가 함께 할 때, 분명 그 기업은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SK하이닉스에서 본 슬로건 중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슬로건과 같이 우리는 언제나 혼자만이 살수는 없다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우리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커피 한잔과 따듯한 말 한마디로 서로를 인정하며,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는 신뢰를 갖고 함께 일할 때, 분명 더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따로.. 또 같이... 우리 모두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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