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첫서리내리는 '상강' 감 따기 행사 눈길

박세복 영동군수(오른쪽)가 상강을 맞아 열린 감 따기 행사에 참석해 감을 따고 있다.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감나무가로수로 유명한 영동군이 상강인 23일 감 따기 행사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10월의 끝자락 영동지역 도로변은 요즘 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 주홍빛 감으로 온통 물들어 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주홍빛의 감은 점차 선홍빛으로 변해 붉게 물든 감나무 잎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가을정취를 물씬 풍긴다.

영동군은 이 같은 감나무가로수 풍경을 관광객들이나 주민들이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마구잡이로 감을 따지 못하게 특별감시하고 있다.

단속반을 편성해 감나무가로수를 지키고 있으며 인근 가옥이나 상가, 토지경작자, 마을회관 등을 관리자로 지정해 보호 관리한다.

영동군의 이 같은 감 무단채취 특별단속은 감 따기 행사를 기점으로 사라진다. 이때부터 감나무가로수 관리자들은 자율적으로 감을 수확할 수 있다.

영동군은 첫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을 맞아 용두공원 앞 감나무가로수 길에서 박세복 군수를 비롯한 관내 기관단체장, 주민 등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감 따기’ 행사를 가졌다. 이날 수확된 감은 행사참여자들과 마을 경로당 등에 전달됐다.

군은 서리를 맞은 감은 빨리 익으면서 물렁해져 곶감의 재료로 적합하지 않은데다 도로위로 떨어져 주변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해마다 상강을 전후해 감 따기 행사를 치르고 있다.

영동군의 감나무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2004년에는 ‘가로수 조성·관리 조례’까지 제정했다. 직영 감나무 양묘장에서 묘목을 직접 길러내 매년 가로수 길을 연장하고 죽은 나무를 교체한다. 군은 올해도 4.52㎞의 가로수 길을 늘렸다.

1970년부터 도심지에 처음 조성된 감나무가로수는 외곽도로, 시골 농로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현재는 155.52㎞구간에서 1만9440여 그루의 감나무가 관리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감나무가로수는 영동의 풍요롭고 따뜻한 이미지를 대표하는 지역의 자랑거리로 영동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병해충 방제 등 철저한 관리로 국내 최고 가로수길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영동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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