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경찰서 A경감, 내부망에 폭로 글 올려
“충북청 감사부서 간부, 고압적 언행” 주장
경찰청 감찰팀 사실관계 확인 등 조사 착수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지난해 충주경찰서 여경 강압감찰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충북경찰청에서 또다시 감사부서 간부의 갑질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도내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A경감은 최근 경찰 내부 전산망에 ‘갑질이란 이름에 분노한다’는 제목의 폭로 글을 올렸다.

A경감은 이 글에서 “충북청 감사부서 간부 B씨가 일선 경찰서 경찰관에게 고압적 자세로 탄력순찰 업무를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이 ‘사안에 대해 지방청 관련 부서 등과 의견을 나눴다’고 답변하자 ‘경찰 생활을 몇 년이나 했느냐. 30년이나 했는데 그 모양이냐. 참 무능하다’고 말해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여름파출소 컨테이너 설치 관련 업무 등 감사과정에서도 B씨의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업무 지적이 잇따랐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경찰서 감사에서도 B씨가 한 직원을 인신공격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A경감은 “(충주경찰서) 강압감찰 사건 이후 감찰이 바뀌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막말하는 상급자의 고압적 행동에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논란이 일자 경찰청 감찰팀은 충북경찰청을 찾아 사실관계 확인 등 조사에 들어갔다.

충북청 관계자는 “현재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며 당사자 간 말이 엇갈리고 있어 자세한 얘기를 하긴 어렵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충주경찰서 소속 피모(여·당시 38세) 경사가 동료직원의 익명투서로 감찰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청 조사결과 당시 투서내용이 가벼운 사항이었음에도 회유성 발언을 하는 등 충북청 감찰부서의 강압감찰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관련자 2명이 무고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됐다. 또 충북청 청문감사담당관 등 감독자와 감찰 관계자들이 모두 인사 조처됐다.

지난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충북청 국정감사에서도 “(충주 여경 강압감찰 사건은) 경찰 내부의 지나친 성과주의로 비롯된 비극”이라는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남택화 충북경찰청장은 “감찰기능에 대한 전면 인적쇄신 등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변했으나 이번 폭로로 재발방지 약속이 무색해졌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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