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청주시가 2금고로 선정된 KB국민은행과의 시금고 약정 체결을 위해 130억원에 이르는 금고협력사업비를 대폭 낮춰주기 위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KB국민은행이 제안서에 제시한 금고협력사업비를 납부할 의사가 없거나 못할 경우 청주시는 차순위 은행을 선정해야 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1금고를 추진하기 위해 제안한 금고협력사업비를 조정하기 위해 최근 청주시와 여러 차례 협의를 마쳤으며 내부 임원회의의 최종결과가 나오는 29일이나 30일중 계약여부를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청주시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1금고를 목표로 금고협력사업비를 크게 배팅했다가 2금고가 되자 금고운영에 어려움을 토로해 실무선에서 여러 방안을 놓고 검토 중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보는 시각이나 기준에 따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최종 결재를 받기 전이기 때문에 더 이상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계 한 관계자는 “시중에선 벌써 청주시가 KB국민은행의 금고협력사업비를 130억원에서 30억~40억원으로 조정하고 2금고로 약정하기 위해 법률검토까지 마쳤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은행이 지역에 더 많은 기여를 하기 위해 출연금을 늘린다고 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청주시가 특정은행을 시금고로 삼기위해 거래하듯이 금고협력사업비를 대폭 할인해 주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제안서에 금고협력사업비를 많이 쓰거나 적게 쓴 것은 각 은행들마다의 전략이나 입장에 따른 결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청주시가 관여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일”이라며 “이러한 꼼수는 지금까지 전국 어느 지자체에서도 볼수 없는 전무후무한 불공정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민은 “타 은행들에 비해 KB국민은행은 그동안 우리 지역사회에 딱히 공헌한 것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청주시가 왜 이토록 밀어주려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만약 이러한 일이 실제로 강행된다면 반드시 문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돼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주시에 시금고 유치제안서를 제출한 4개 금융기관이 제시한 금고협력사업비는 KB국민은행이 130억원으로 가장 많고 NH농협은행 50억원, 신한은행 18억원, IBK기업은행 10억원 순이었으며 지난달 4일 금고지정심의위원회는 1금고에 NH농협은행, 2금고에 KB국민은행을 각각 선정했다.

따라서 3조490억원에 이르는 청주시 총 예산 가운데 1금고는 일반회계(세입세출)와 특별회계(상·하수도 등)를 합한 2조8947억원(94.9%)을, 2금고는 기금(재난관리 등) 1543억원(5.1%)을 각각 맡게 된다. NH농협은행은 도내 시·군지부 11개소, 지점 16개소, 출장소 22개소와 지역 농·축협 본소 65개소, 지점 169개소 등 모두 238개소 481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작년 도내 지자체 협력사업 등에 35억원을 지출했다. 신한은행은 도내 21개 지점, 9개 출장소에 모두 267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작년 지역 협력사업으로 12억원을 사용했다. KB국민은행은 도내 20개 지점과 출장소에 23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한범덕 청주시장 재임시절인 2011년 KB스타즈 여자프로농구단의 연고지를 천안에서 청주로 이전했다.

1금고로 선정된 NH농협은행은 29일 청주시와 시금고 약정서에 서명할 예정이며, KB국민은행의 2금고 약정기간은 오는 31일까지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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