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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세이/ 가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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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자
  • 승인 2018.10.30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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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자 청주시세정과 주무관
 
김순자 <청주시세정과 주무관>
김순자 <청주시세정과 주무관>

 

 올여름 태양은 지구를 삼킬 듯 뜨거웠다. 이렇게 엄청난 더위는 40년을 넘게 살면서 처음이다. 퇴근 후 집에서도 에어컨 없이는 견딜 수 없을 만큼 더위는 가실 줄을 몰랐다. 더위와 싸우며 여름휴가만을 기다리며 고대했다. 한편으로는 더위 때문에 혹 아무 데도 갈 수 없고 즐길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휴가를 갈까, 말까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공익 근무를 하는 아들이 난데없이 여름 여행을 가자고 제안을 했다. 여행지는 여수‧순천 쪽으로 정하곤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고 따라달라고만 했다. 지난해 갔다 왔는데 겉핥기로 대충 보고 왔다며 다시 가보고 싶다는 것이다.

아이들 어릴 적에는 추억을 쌓아 준다며 바쁜 생활 속에서도 여행을 참 많이 다녔다. 아이들이 크면서 여행이라는 단어는 내 머릿속에서 지워진 단어가 돼버렸다. 그리고 가족 중 누가 가면 누가 또 빠지게 되고 컸다고 안 따라다니고 그랬다. 시원한 곳에 가 발 담그고 있는 게 제일 시원한 피서 방법이긴 한데 먼 곳까지 갈 생각에 귀찮은 생각이 먼저 앞섰다.

아들은 딸과 열심히 여수‧순천을 검색하면서 호텔, 가볼 만한 곳, 맛집 등을 검색하며 즐거운 여행에 젖어 있었다. 과연 뜨거운 태양 아래 걸어 다닐 수는 있을까, 생각만 해도 땀이 난다. 일부러 8월 둘째 주면 더위가 조금은 시들겠지 하는 생각에 휴가를 좀 늦게 잡았건만 더위는 여전히 뜨겁고 살을 찌는 듯했다.

제천에서 대학을 다니는 딸이 여름방학 영어 특강을 마치고 휴가에 맞춰 집으로 오고 가족여행을 위해 짐을 싸고 빠진 게 없는지 꼼꼼히 살피며 가방을 쌌다. 아이들이 큰 후 오랜만의 여행이라 표정들은 밝고 각자 가고 싶어 했던 장소부터 서로 가자고 말을 꺼내기도 하고 날씨가 더운 탓에 짜증을 내지 말자고 약속을 걸며 하룻밤은 샜다. 다음날 숙소가 있는 여수를 향해 가족들은 차 안에서 얘기를 하며 재밌게 내려갔다. 예전 같으면 혼자 운전을 하던 남편도 아들과 번갈아 가면서 운전을 하니 피곤함이 덜한지 표정도 밝고 무척 좋아했다. 남편은 “내가 아들이 운전하는 차를 타 보기는 하는구나” 하면서 조수석에 앉아 아들 등을 토닥거려줬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식사를 마치고 가족들은 순천을 향했고,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순천 낙안읍성을 구경하기 위해 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갔다. 초가집의 미를 살린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옛날 여인네로 돌아간 듯 마을을 구경했다. 무척 예쁘고 온통 집이 초가집으로 지어져 있었다.

성곽 길 전망 좋은 곳에 올라가 마을을 내려다보면 온 마을이 한눈에 들어와 마을의 경치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날씨는 무척 덥고 땀은 끊임없이 흘러 온몸을 적셨지만 재미있었다. 더운 탓에 하루에 여러 곳을 다닐 수가 없어 시간 체크를 하며 구경을 하고 맛집도 찾으며 즐거운 여행을 만끽했다. 저녁때 숙소에 와서는 그날그날 여행지 장소를 얘기하며 대화를 하고 맛있는 음식도 시켜 먹으며 타 도시에서의 여행을 즐겼다.

2박 3일 여행은 우리 가족이 올여름 태양처럼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뜨거운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매 순간순간이 행복이란 걸 느끼게 해줬다. 싸웠다가도 풀어지고 혼냈다가도 칭찬해주는 이 모든 것이 가족이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내 곁에 있어주는 가족이 있고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엄청난 행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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