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곽근만 기자) 충북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립유치원 중 한 곳인 청주 A 유치원이 내년 2월 폐원하겠다고 신청해 교육 당국의 대응이 관심을 끌고 있다.

16학급 규모의 A 유치원은 지난 26일 전자공문으로 청주시교육지원청에 '폐쇄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유치원 원장은 "설립자의 건강 상태 악화로 더는 운영할 수 없어 내년 2월 28일 자로 폐원하고자 한다"는 취지로 사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폐원 신청서는 접수했지만, '사립유치원 설비 및 재산처리 계획서'와 '원아 조치 및 재산처리 방법' 등 제출 서류상의 내용이 미비한 것으로 확인되자 도교육청을 통해 교육부에 수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질의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접수는 했지만, 재산처리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상급 기관과 협의 중"이라며 "제출 서류가 이상 없다 해도 모든 검토는 내년 2월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25일 발표한 사립유치원 공공성·투명성 확보 방안에서 학습권 보장과 관련, "유치원 휴원·폐원 신청 시 원생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하게 심사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A 유치원 설립자의 건강이 실제 악화됐을 수 있다. 원장도 오래전부터 병원 치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역 교육계는 도교육청의 감사 결과 실명 공개로 인한 원아 감소와 정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에 대한 반발로 인한 폐원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유치원은 설립자를 직원으로 등록해 유치원 회계에서 적지 않은 월급을 지급하고, 두 차례나 설립자의 해외여행 경비를 제공한 것이 종합감사에서 적발됐고, 이번에 감사 결과가 실명으로 공개됐다.

원장은 유치원 감사 결과가 실명 공개되기 전인 지난 19일 도교육청 본관에서 "실명 공개는 모든 유치원을 '비리 유치원'으로 몰아가는 처사"라며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A 유치원은 폐원 신청과 관련, 31일 학부모 설명회를 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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