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정치권 국회서 조찬회동 “신설 반대” 한목소리
호남 정치권 31일 “직선화” 맞불…충북·호남 세대결

충북지역 국회의원들이 3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조찬 모임을 가진 뒤 세종역 신설 저지 등 지역현안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이해찬(세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촉발된 KTX세종역 신설 문제가 충청권 집안싸움에서 여의도의 정치 이슈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호남권 국회의원들이 신설을 전제로 입장 정리를 하기 위해 회동하기로 하자 충북 국회의원들이 한발 앞서 대응책 마련을 위한 긴급 회동을 갖는 등 맞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충북 정치권은 30일 ‘KTX세종역 신설 반대’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충북 출신 여·야 국회의원 9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지역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조찬 회동을 가졌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청주청원)·오제세(청주서원)·이후삼(제천·단양)의원과 자유한국당 정우택(청주상당)·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경대수(음성·진천·증평)·이종배(충주)의원, 바른미래당 김수민(비례)의원, 정의당 김종대(비례)의원 등 9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세종역 신설과 천안∼공주 KTX호남선 신설은 명분과 실리가 없는 부당한 정치적 주장”이라며 저지를 위해 초당적 협력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이어 “세종역 신설 등의 문제가 정치 쟁점화되는 것이 충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차분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해나가자”고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천안∼공주 KTX호남선 신설 등을 주장하는 호남권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충북지역 의원들이 여·야 구분 없이 수시로 모이고, 실무협의를 위한 보좌진 정기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충북도가 오송역 주변의 발전과 오송역을 이용하는 충북도민, 세종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회동은 그동안 충북과 세종시의 문제로 인식됐던 세종역 신설 논란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할 움직임을 보이자 충북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뤄졌다.

일부 호남권 국회의원을 중심을 최근 제기된 천안∼공주 KTX 호남선 신설 주장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도 깔렸다. 호남권 의원들은 이 문제와 관련, 31일 국회에서 조찬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호남권 의원은 전남·전북 각각 10명, 광주 8명 등 28명이며, 정당별로는 민주평화당(14석)과 바른미래당(6명), 더불어민주당(5명), 무소속(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모임에서는 ‘세종역 신설을 포함한 호남 KTX 직선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천안아산과 오송, 공주, 익산을 잇는 현재의 휘어진 노선이 아닌 선로를 새로 깔아 천안아산~세종~익산을 직선으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호남권 의원들이 이날 모임을 통해 단거리 노선을 담은 세종역 신설을 한 목소리로 요구할 경우 정부는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민주당 이 대표가 강력 추진에 나선 상황에서 민주당의 정치적 뿌리인 호남 정치권까지 공론화에 나서는 것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충북과 호남 국회의원들의 회동은 세종역 문제가 충청권을 넘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수 있다”며 “국회 논의를 거쳐 갈등을 해소하고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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