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원 생명과학부 박지영 교수팀 연구 결과

(동양일보 김홍균 기자)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부 박지영 교수팀이 특정 단백질이 만성 간 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팀에 따르면 해당 물질은 ‘엔도트로핀’(Endotrophin)으로,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제6형 콜라젠에서 잘려 나온 단백질이다.

엔도트로핀은 비만 시 지방세포에서 많이 늘어나며, 유방암 전이와 항암제 내성, 당뇨환자 합병증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도트로핀은 간 손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간세포’와 ‘비(非) 간세포’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엔도트로핀에서 나오는 신호가 간세포를 죽게 만들고, 죽은 간세포에서 나온 물질이 비 간세포와 상호작용하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간 조직을 딱딱하게 만든다.

이 같은 ‘세포 사멸-섬유화-염증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면 만성 간 질환과 간암이 발생한다고 박 교수팀은 설명했다.

박 교수팀은 간암 환자들을 연구해 간 조직에 엔도트로핀이 많을 경우 환자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고,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실험용 쥐의 간 조직에서 엔도트로핀이 많이 만들어지도록 조절하자 간암이 발생한 결과도 얻었다.

박 교수는 “엔도트로핀의 활성을 억제하는 치료용 항체를 사용하면 간 조직 세포 사이에서 일어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며 “엔도트로핀이 만성 간 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맞춤 치료제의 표적 물질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연구·개발 지원 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 개인기초핵심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박 교수팀은 이 결과를 기반으로 실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치료용 항체와 치료 약물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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