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창읍에 있는 은성유치원이 폐원을 결정하고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한 채 비공개 학부모 설명회를 열었다.

(동양일보 곽근만 기자) 감사 결과 실명 공개 뒤 폐원을 신청한 청주 은성유치원이 31일 학부모 설명회를 갖고 공식적으로 폐원계획을 통보했다.

청주 오창읍에 있는 은성유치원은 이날 취재진 등 외부인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비공개로 긴급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최근 발생한 사립유치원 사태애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듯 100여명의 학부모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유치원측에서 폐원 계획만 일방적으로 통보, 학부모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긴급 설명회에 참석했던 일부 학부모는 설명회를 마치고 나오며 울먹이기도 했다. 유치원의 폐원 방침에 따라 학부모들은 새 유치원을 찾아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 학부모는 “아무런 대책없이 폐원 의사만 밝힌 것은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 며 “교육청에서 어떤 대책이 있는지 안내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은성유치원은 지난 26일 전자공문으로 청주시교육지원청에 ‘폐쇄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시 은성유치원 원장은 “설립자 등의 건강상의 이유로 폐원하고자 한다”고 사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역 교육계에서는 도교육청의 감사 결과 실명 공개와 정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에 대한 반발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성유치원은 설립자를 직원으로 등록해 유치원 회계에서 적지 않은 월급을 지급하고 두 차례나 설립자의 해외 여행 경비를 제공한 것이 종합감사에서 적발돼 이번에 실명으로 공개됐다.

원장은 유치원 감사 결과가 실명 공개되기 전인 지난 19일 도교육청 본관에서 "실명 공개는 모든 유치원을 '비리 유치원'으로 몰아가는 처사"라며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은성유치원의 폐원에 따라 충북도교육청 역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 내년 2월에 졸업하는 원생을 제외한 만 3세와 4세반 180여명의 원생들에 대해서는 정원에 여유가 있는 인근 사립유치원 3곳에 분산배치할 예정이다.

또 내년 3월에 개원할 예정인 양청초 병설유치원을 통해 충분히 수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은성유치원 원생들의 경우 인근 사립유치원과 병설 유치원 등에 분산배치할 경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원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청주시교육청은 은성유치원이 제출한 서류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문제가 없을 경우 폐원을 허가해야 한다.

은성유치원은 만 3~5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16학급 규모에 273명의 원아가 다니고 있다.

또 지난 7월 24일 충북도교육청의 종합 감사 결과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1심에서 충북도교육청이 승소했고 2심 계류 중이다. 곽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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