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조회서 ‘솔로몬 지혜 필요’ 강조…접근방향 제시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이시종 충북지사가 최근 긴박하게 돌아가는 KTX세종역 신설 등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출구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는 1일 직원조회를 주재하면서 "KTX세종역 신설, (호남권 국회의원들이 최근 주장하는) KTX 호남선 단거리 노선 신설,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등 (충북을 둘러싼) 여러 문제가 불거져 우리 선택의 폭을 좁게 하고 있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세종역 및 단거리 노선 신설이 정치권을 넘어 호남 주민의 여론으로 확산될 경우 세종시는 최대 우군을 확보하는 반면 충북은 최악의 복병을 만나게 된다.

그동안 세종시의 관문역과 국내 유일 KTX 분기역 역할을 한 오송역의 위상이 크게 위축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토X축 철도망을 통한 강호축 개발 논리로만 호남권 여론을 잠재우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호남선 KTX 직선화(천안~세종~공주) 신설 여론을 반전시킬 카드가 없다면 막연한 여론몰이 보다는 현실적인 출구전략을 모색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KTX 세종역 신설 문제만 있을 때는) 세종시와 충북의 1대1 구도였기 때문에 용기와 용맹만 했으면 됐지만, 지금은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세 가지 문제를 풀어가는 해결방안 가운데 어떤 것이 충북의 미래이익을 위해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인지를 검토해 슬기롭게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출신 여·야 국회의원들이 “세종역 신설 등의 문제가 정치쟁점화 되는 것이 충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차분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해나가자”고 의견을 나눈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지역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조찬회동을 갖고 호남선 신설 등을 주장하는 호남권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충북지역 의원들이 여·야 구분 없이 수시로 모이고 실무협의를 위한 보좌진 정기회를 개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지사는 "영화 남한산성에서 주화파 최명길과 척화파 김상헌이 서로 다른 주장을 했지만 모두 일리가 있었고,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의 문제"라며 현재 충북이 처한 상황을 조선시대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균형발전과 100년 미래 충북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필요한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그동안 경제성 논리에 막혀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정부와 정치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는 “이는 국가재정법 규정에 있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국가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에 해당한다는 논리로 중앙부처와 정치권을 상대로 지속적인 건의활동을 펼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지사의 이날 발언은 최근 추진 가능성이 커진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KTX 세종역 신설, KTX 단거리 노선 신설 논란과 겹치면서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2019년 정부예산 국회 증액과 2020년 신규사업 발굴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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