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한국과 사업 접는 방향 놓고 이중고

(동양일보 임재업 기자) 주 52시간제 근무와 최저임금제 시행이 발표된 이후 제조업체 대표들이 '탈 한국이냐, 사업정리냐'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3일 청주상의와 기업에 따르면 노동 집약업종을 비롯한 전통 제조업체들은 주 52시간제와 인상된 최저임금을 적용하려고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응을 히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려면 기존 근로자 임금이 깎이게 되고 임금을 올려주면서 사업을 하자니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진퇴양난에 빠졌다.

정부는 주 52시간제를 300인이상 사업장은 올해 7월 1일 부터, 50인이상 300인미만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 부터 , 그리고 50인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또 시급 8350원 최저임금 인상은 2019년 1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경영환경을 업종별, 직종별, 직무별 등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탄력적으로 시행할 것을 건의하고 있으나 정부는 꿈쩍도 안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상당수 기업인들은 베트남과 임금 격차를 비교 분석하면서 향후 10년을 내다 보고 공장 이전을 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회사정리 수순을 밟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동차 업계의 경우 현대 기아차가 해외 생산과 국내 생산 비율을 40:60에서 60:40으로 변경, 부품생산 업체가 많은 충북 중 ·북부권 경제에 타격이 클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탄력근로제 범위를 3개월로 못 박아 놓았기 때문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없는 업체들은 노사화합을 통해 협의해도 헤쳐나갈 길을 찾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청주산단 A사장은 "아무리 머리를 맞대고 묘책을 짜 봐도 답을 내지 못하겠다"면서 "장치산업을 옮길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외 바이어가 요구하는 단가를 맞출수도 없으니 기업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대해 청주상의 최상천 진흥부장은 "전통적 제조업종을 중심으로 베트남 이전 아니면 (회사를) 정리하겠다고 말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반도체나 바이오 등 하이테크 기술을 갖춘 고부가가치 산업이 아니고서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하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재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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