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류세 15% 인하에도 소비자들 반응은 ‘시큰둥’

7일 오후 유류세 할인이 여전히 적용되지 않은 청주시 흥덕구의 한 주유소가 한적하기만 하다.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정부의 유류세 15% 인하가 지난 6일부터 본격 시행됐지만 소비자들은 반응은 시큰둥하다.

청주에서 영업 중인 228곳의 주유소 가운데 23곳의 알뜰주유소와 정유4사 직영주유소만이 1400~1500원대(보통 휘발유 기준)에 판매했고 인하폭도 생각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에선 국제유가가 떨어지는 다음 주에야 할인 폭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영주유소가 아닌 대부분의 주유소에선 종전에 비축해 놓은 기름을 소비하고 난 뒤 유류할인을 할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최저가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유류할인을 하지 않는 주유소를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7일 한국석유공사 기름값 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유가인하가 시작된 지난 6일 전국 주유소에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날에 비해 ℓ당 평균 24.8원 내린 1665.5원을 기록했으며 지역별로는 직역주유소가 몰려 있는 수도권의 하락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주유소에서 기름 값을 올릴 때는 빛의 속도로 올리면서 내릴 때는 찔끔찔끔 내린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 이번 인하방침이 한시적 조치인 만큼 이 기간이 지나면 다시 기름 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유류세 인하 기간 내에 싼 값에 기름을 미리 사뒀다가 끝나는 시점에 비싸게 파는 등 시세차익을 노리는 주유소들이 많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청주의 한 시민은 “뉴스를 통해 유류세 인하 소식을 듣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까지 기름을 안 넣고 있다가 동네주유소를 찾았지만 직영주유소만 할인이 된다는 소리에 화가났다”며 “인터넷으로 직영주유소를 어렵게 검색해서 멀리 떨어져 있는 주유소까지 갔다와다보니 할인은커녕 오히려 시간과 돈만 더 들었다”고 허탈해 했다.

또 다른 시민도 “정부가 향후 6개월간 2조원의 유류세 부담이 경감될 것 이라고 생색을 내고 있지만 솔직히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며 “주유소도 나름대로 경영상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정부의 생색내기용 임시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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