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영

 
최명영 <청주시세정과주무관>
최명영 <청주시세정과주무관>

 

몇 년 전부터 방송에서 음식 프로그램이 유행해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먹는 것이 얼마나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해 주는 건지 알 수 있다.

요즘 음식 프로그램 중에서 배우 김수미씨와 여러 셰프가 나와 김수미씨가 반찬을 만드는 것을 배우고, 또 셰프들은 자기 개성에 맞게 반찬을 만드는 ‘수미네 반찬’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있다.

내가 이 프로그램을 즐겁게 보는 이유는 어머니의 정성이 생각나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머니들은 집에서 자주 먹는 반찬이나 혹은 손이 많이 가는 어려운 반찬을 가족들을 위해 힘들어도 정성을 다해 만들어 밥상을 내놓는다.

상을 차리면 밥상에 앉아 오늘 한 일이나 아니면 즐거웠던 이야기를 도란도란 풀어내며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밥상머리 교육이 된다.

밥상머리 교육은 식사하는 예절과 가정교육을 의미한다고 본다. 어릴 적에는 식사하면서 밥 한 톨 남기면 안 되고 반찬도 휘저어가며 먹지 말라고 하고 식사예절을 가르쳐 주고, 행실이 나쁠 때에는 그 자리에서 따끔하게 혼내 인성교육을 가르쳤다.

요즘은 다들 무엇이 바쁜지 한자리에 모이기도 힘들어 각자 식사를 해결하는 것을 보면 밥상머리 교육은커녕 가족 얼굴 보기도 힘들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족들이 밥상 앞에 모여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우리가 어떤 일이 있어도 세상에서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해 준다.

또 밥을 같이 먹으면 옥시토신이 분비되고 그것이 항(抗) 스트레스성 효과와 고통 및 불안 억제의 기능을 하며 기분이 좋아지고, 가족 간에 친근함이 돈독해진다.

최근 인터넷에 화제가 된 한 편의 시를 잊을 수 없다. 제목은 ‘가장 받고 싶은 상’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 짜증 섞인 투정에도 / 어김없이 차려지는 / 당연하게 생각되는 / 그런 상 // 하루에도 세 번이나 / 받을 수 있는 상 / 아침 상 점심 상 저녁 상 // 받아도 감사하다는 / 말 한마디 안 해도 / 되는 그런 상 // 그때는 왜 몰랐을까? / 그때는 왜 못 보았을까? / 그 상을 내시던 주름진 엄마의 손을 // 그때는 왜 잡아주지 못했을까? /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 꺼내지 못했을까? // 그동안 숨겨놨던 말 / 이제는 받지 못할 상 / 앞에 앉아 홀로 / 되뇌어 봅시다. // “엄마, 사랑해요” / “엄마, 고마웠어요” / “엄마, 편히 쉬세요”//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 엄마상 / 이제 받을 수 없어요. // 이제 제가 엄마에게 / 상을 차려 드릴게요. // 엄마가 좋아했던 / 반찬들로만 / 한가득 담을 게요 // 하지만 아직도 그리운 / 엄마의 밥상 / 이제 다시 못 받을 /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 울 엄마 얼굴(상)’

이 시는 2016년 전북교육청 공모전 동시 부문 수상작이다.

암으로 투병하다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면서 지은 학생의 시이다. 학생이 얼마나 엄마를 보고 싶어 하고, 정성을 담아 차려주신 밥상을 그리워하는지 시를 통해 전해져 눈시울이 붉어졌다.

슬프고 감당하기 힘든 일을 어린 나이에 겪은 이 학생의 미래가 밝고 더욱더 행복해지길 바라면서 우리네 밥상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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