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논설위원 청주대명예교수

박종호 논설위원 / 청주대명예교수
박종호 논설위원 / 청주대명예교수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경쟁)가 농림축산식품부⦁중앙일보 주최, 한국농어촌공사 주관으로 지난 8월 30일 대전 KT 인재개발원에서 개최되었다. 각 도에서 예선을 거쳐 선정된 총 20개 마을의 주민과 공무원 등 1500여 명이 참가해 마을을 소개하고 퍼포먼스를 연출하며 행복을 경쟁하는 활동을 벌였다. 제5회째의 행사였다. 첫 회에는 1891개의 마을이 참여하였고 횟수가 늘어나면서 참여의 수가 증가하여 올 해에는 3220개나 되었단다.

행복마을 만들기의 경쟁은 소득체험, 문화복지, 경관환경, 아름다운 농촌 등 4개 분야로 나누어 실시되었다. 필자의 자의적인 논리로 풀어보면 소득증대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작목을 선택하여 선진기법을 발굴, 소득의 극대화를 도모함으로써 타 지역과의 비교우위를 확보하는 것을, 문화복지는 문화창달 의지의 공고화와 문화프로그램의 개발 및 공간의 확보 및 효율적 운영을, 경관환경은 사람과 환경의 상생은 행복마을의 원천이라는 의식 하에 자연의 생명력 제고 및 청정성 회복 등을, 아름다운 농촌 조성은 깨끗하고 꽃이 만발하며 친환경 유기농을 발전시키는 것 등을 목표로 삼고 그것들의 달성을 위하여 어떤 방법이나 기법 등을 도입 및 동원하였고 그 성과는 어떠한가를 겨누는 경쟁일 것이다.

먼저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라는 명칭이 매력적이다. 행복을 경쟁한다는 용어가 참신하고 마음을 끈다.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의 향유이고 그 행복은 태어나 자란 가정이 1차적인 장소이며 그 가정이 자리 잡고 있는 지역사회가 원형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행복의 경쟁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라 마음의 밭인 심전(心田)을 비옥하게 하는 정신적 심리적 영역이라는 점에서 행복마을 겨루기야말로 아무리 독려해도 좋은 지역사회 개발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행복과 마을운동의 본질에 맞는 내용의 전개와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행복과 지역사회운동의 본질 등에 대하여 정확한 이해와 프로그램의 적합성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행복은 마음의 기쁨과 평화와 직결된다. 마음이 기쁘고 즐거우며 편안한 상태를 가리킨다. 그러나 마음은 각자의 것이고 스스로 만들어 누려야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극히 내면적이고 자아적인 것이다. 타의 인위적인 노력이나 개입 등이 적용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먼저 마을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거나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상태이다. 이럴 경우는 잠자고 있는 마음을 일깨워 주고 일깨워진 마음이 추구하여야 할 소망과 기대를 발굴한 다음 공통분모에 맞춰 계획하고 여건에 맞게 추진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마음이 하나가 되어 추진할 수 있는 공감대 및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마을의 개념과 성격 등을 알아야 한다. 마을은 학문적인 용어로 지역사회라 한다. 지역사회란 지리적으로 근접하고 사회적으로 단일하며 문화적으로 동질적인 삶의 터전 또는 인간들이 모인 사회집단(인적집단)을 말한다. 농촌의 자연부락이나 도시의 통 등이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주민들이 가까운 거리에 옹기종기 모여 살면서 공통의 사고와 관습 및 행태 등을 구비하고 있는 공간 및 집단이다. 동그란 원의 사회를 특징으로 한다. 원의 사회인만큼 협동(協同)이 잘 되고 사회적으로 단일성을 띄며 단결이 잘 되고 전통 및 규범과 예의 등이 중시된다. 그러므로 마을의 개발은 이러한 성격이나 특징에 맞는 프로그램이나 사업들을 선정하여 실시하여야 한다. 주민들이 물질적, 정신적 측면에서 바라고 원하는 것(기본수요)의 충족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잠재력과 가능성을 자산으로 하여 미래를 발명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번 콘테스트의 내용을 보면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는 근대화의 총아적 전략이었던 새마을 운동과 그 내용이 유사하다. 그렇기에 새마을 운동과 결합, 신 새마을 운동의 핵심내용으로 삼아 추진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사 운동과 통합하여 전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추진하면 한층 미래성, 효율성 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마을을 만들자는 구상이나 제안 및 실제적인 노력 등은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이에 걸 맞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시대적합성 및 환경친화성 친주민성을 구비하여야 한다. 자발적이고 순수한 주민운동 및 국민운동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그것이 본질이고 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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