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충남대가 총장 직선제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교수회와 평의원회의 직선제 요구에 대해 오덕성 총장이 계속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교수회가 지난 14일 오 총장에 대한 사퇴결의안을 직원 투표를 통해 가결했다.

15일 충남대교수회 등에 따르면 5~14일 진행된 재직 교원 978명(투표권자 884명)을 대상으로 한 서면투표 결과 총투표인원 688명 가운데 467명(67.88%)이 찬성했다. 반대는 211명으로 30.67%였다.

이번 투표는 교육공무원법 24조 3항 2호에 따라 5개월이 넘도록 총장직선제 학칙개정을 진행하지 않은 오 총장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실시됐다.

교수회가 지난 4월 실시한 총장 선출 관련 투표에서 참여 인원 606명(67.8%) 가운데 542명(89.4%)이 직선제에 찬성했다.

교수회는 교육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교원이 합의한 방식으로' 총장 직선제 학칙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며 오 총장과 갈등을 빚어왔다.

최근에는 2018년도 4차 교수평의회를 열어 전임교원들에게 오 총장 사퇴결의 의사를 묻는 서면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14일 결과가 나왔다.

충남대 역사상 총장을 불신임하고, 사퇴결의안을 놓고 교수들이 투표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고 교수회 측은 설명했다.

박종성 교수회장은 "총장 사퇴결의가 가결된 이상 오 총장은 즉시 사퇴해야 한다"며 "오 총장은 총장 직선제 학칙개정을 완료·공표해야 한다"며 "교육부 장관과 청와대가 나서 이번 사태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직선제를 두고 내홍이 깊어지자 오 총장은 14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오 총장은 담화문에서 “직선제 학칙으로 개정하기 위해서는 대학평의원회 구성 및 심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교무처를 중심으로 수차례에 걸쳐 교수회와 법적타당성을 담보로 하는 학칙개정의 합리적 추진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본부는 직선제 개정을 요구한 교수회와 3개 직능단체의 의견을 이달 말까지 받아 12월 초 직선제에 대한 학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계획"이라며 “총장 직선제는 반드시 도입되어야 하되 추진과정은 민주적이고 법적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했다. 정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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