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관리 컨트롤타워 이낙연 국무총리 “불가”·“검토”
세종시 ‘예타면제 신청’·‘내년예산 반영’…충북 ‘노심초사’

충북도의회 충북선철도고속화사업지원및KTX오송역활성화를위한특별위원회, 청주시의회 KTX세종역신설반대특별위원회, KTX세종역신설백지화를위한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청주시의회에서 세종 경유 호남선 KTX 직선화 및 세종역 신설 추진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충북도의회 충북선철도고속화사업지원및KTX오송역활성화를위한특별위원회, 청주시의회 KTX세종역신설반대특별위원회, KTX세종역신설백지화를위한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청주시의회에서 세종 경유 호남선 KTX 직선화 및 세종역 신설 추진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최근 정치쟁점으로 비화되고 있는 ‘KTX세종역 신설’과 ‘호남선 KTX 직선화’ 관련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책사업 갈등관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세종역 신설은 ‘불가’하고 호남선 직선화는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15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세종역 신설은 없다”고 못 박았다.

호남 의원들이 호남선 천안~공주를 단거리로 직선화하고 이 구간에 세종역을 신설하는 노선을 개설하자는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최근 충북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세종역 신설과 호남선 직선화는 “현실적이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한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과 달리 이 총리는 호남 국회의원들이 건의한 직선화는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보여 충북은 여전히 노심초사다.

세종역 재추진 사태는 해결될 수 있지만 호남선 문제가 남게 됐기 때문이다. 이 노선이 직선화할 경우 국내 유일의 KTX 분기역인 오송역은 '반쪽짜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평택~오송 복복선화 예비타당성 조사에 '직선화' 부분을 반영해 달라는 호남 의원들의 요구에 이 총리는 "(예타가)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추가해서 할 수 있을지는 검토를 해보자"고 여지를 남겼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도지사와 4선(담양·함평·영광·장성) 국회의원을 지낸 이 총리가 호남지역민 편의를 높이자는 지역 의원들의 요구를 단박에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 입장에선 더 큰 악재를 만나게 된 셈이다. 호남 의원들이 주장하는 KTX 호남선 직선화는 오송역을 배제한 채 천안~공주 간 단거리 노선을 만들어 목포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이 노선이 현실화하면 경부선과 호남선이 만나는 오송역은 간이역으로 전락하거나 분기역의 타이틀을 잃을 수 있다. 주로 경부선만 운행하는 반쪽짜리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세종역 신설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세종시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 주는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기반 구축 사업’에 ‘세종역’을 1순위로 선정, 신청했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예타면제 추진과 별도로 내년도 예산안에 세종역 신설 타당성조사를 위한 연구용역비 1억5000만원을 반영하는 등 추진의사가 강하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이 총리의 세종역 관련 부정적 언급이 알려진 것에 대해 “그간의 원론적인 입장을 말씀하신 것이라고 (총리한테서) 직접 확인했다”며 “경제성과 충청권 갈등이란 정부 걱정을 해소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시청 정음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총리께서 현재 상황 인식을 토대로 답하실 수밖에 없다”며 “예타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 것이나 충청권 합의가 나오지 않은 점 등을 전제로 일반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예타를 해도 충분히 타당성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지역 간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서도 다각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정부 걱정을 없애면 정부의 입장도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두영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세종역 신설 문제는 김 장관과 이 총리 등의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지키겠다는 정부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하지만 세종시 건립 목적과 고속철도 건설 원칙이 무너지면 혼란과 갈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호남선 직선화 추진 등 도를 넘어선 주장이나 움직임은 단호히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영수·신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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