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너리 42곳 포도주 담아 발효· 숙성 작업 한창…영동 와인 원조 '컨츄리농원' 주목

컨츄리농원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동 와이너리 농가 1호인 컨츄리농원 와인 발효실에서 와인이 숙성되고 있다.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국내 유일 포도·와인산업특구로 지정된 영동지역은 요즘 향긋한 와인 향으로 가득하다. 와이너리 농가들이 올해 생산된 햇 포도로 와인을 빚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포도 재배 최적지로 꼽히는 영동지역에는 현재 기업형 와이너리 1곳과 농가형 와이너리 41곳이 각자 독특한 제조법을 활용해 다양한 와인을 생산중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와인은 국내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으며 ‘와인1번지’ 영동군을 널리 알리는데 한몫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동 와이너리 농가 1호인 영동읍 주곡리 ‘컨츄리농원’은 풍부한 맛과 특별한 전통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농원은 영동군이 와인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할 때부터 와인1번지로 명성을 쌓을 때까지 생사고락을 함께 해왔다.

3대째 가업을 이으며 가족기업의 본보기로 성장한 컨츄리농원은 현재 김덕현(35) 씨가 운영을 맡고 있다.

김씨 할아버지 김문환 씨는 일제강점기에 강제징용으로 서태평양 미크로네시아섬에 끌려갔다. 이곳 연합군 포로수용소에서 스페인병사들로부터 포도와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한 조부 김 씨는 해방 후 고향인 영동으로 돌아와 1965년부터 포도나무를 심고 가양주로 소량의 포도주를 빚기 시작했다. 이것이 영동 와인의 시초로 알려지고 있다.

김 씨는 아버지 김마정 씨에 이어 3대째 가업을 물려받아 현재 ‘컨츄리와인’이란 이름으로 연간 최대 1만5000병의 제품을 생산하며 6차 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같이 특별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김 씨는 지난 8월 ‘가업을 잇는 청년’이라는 주제로 네이버 웹툰 인기 만화작가 조석의 작품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지난 2015년에는 고품질 와인 생산, 포도따기 등의 연계체험프로그램으로 6차 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은상인 다이아몬드상, 2016년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품평회에서 금상인 가온누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덕현 대표는 “대한민국 최고품질의 영동포도와 3대를 이어온 전통있는 와이너리라는 자부심을 갖고 정성들여 와인을 만들고 있다”며 “영동군이 와인1번지로서의 위상을 지켜가도록 작지만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영동 이종억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