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등 55억 들여 정이품송 주변 3만1740㎡의 부지에 마련…26일 준공식 갖고 공개

고행준 보은부군수가 21일 군청기자실에서 '훈민정음마당' 조성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 주변에 들어설 '훈민정음마당' 공원 조감도.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 주변에 한글창제의 숨은 주역으로 알려진 신미대사(信眉大師·1403∼1480)와 세종·세조의 만남을 주제로 한 공원이 문을 연다.

보은군은 국비 등 55억원을 들여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 인근 3만1740㎡의 부지에 ‘훈민정음 마당’을 조성, 오는 26일 준공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이곳에는 신미대사의 생애와 한글창제 참여 과정 등을 소개하는 스토리보드 형태의 전통 담장이 설치됐고, 세종 등 주요 인물과의 관계도를 나타내는 동상도 세워진다. 동상은 18개로 1개당 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현재 제작중이다.

마당입구에는 정이품송 곁에서 자라던 38년 된 자목(아들 나무)이 옮겨졌다. 또 정이품송이 세조의 어가행렬을 위해 스스로 가지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재현한 모형도 설치됐다.

모형 나무에는 센서가 부착돼 관광용 자전거가 접근하면 가지를 들어 올리도록 설계됐다.

군 관계자는 “한글창제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신미대사 업적을 조명하고, 조선왕조와 대를 이은 인연을 소개해 속리산의 새로운 관광 아이콘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미대사는 속리산 복천암(당시 복천사)에서 출가하고 입적한 학승(學僧)으로 알려졌으며 불교계 등에서는 그가 세종을 도와 한글을 창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한글의 음운체계가 범어(梵語·산스크리트어)와 일치하는데, 세종의 총애를 받던 신미대사가 당대 최고의 범어 전문가였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양대군이 부처의 일대기를 한글로 엮은 ‘석보상절’편집을 돕고, 세조의 명을 받아 ‘능엄경언해’, ‘묘법연화경언해’ 등 불교 경전 언해본을 발간하는 등 한글 대중화에도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조는 그를 찾아 속리산으로 가던 중 정이품송과 인연을 맺었고, 복천암 바로 아래는 세조가 피부병 치료를 위해 몸을 씻었다는 ‘목욕소’가 있다. 보은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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