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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강준희 논설위원....참으로 큰일이다(6)
동양칼럼/ 강준희 논설위원....참으로 큰일이다(6)
  • 동양일보
  • 승인 2018.11.22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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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희 논설위원/소설가/한국선비정신계승회 회장
강준희 논설위원/소설가/한국선비정신계승회 회장
강준희 논설위원/소설가/한국선비정신계승회 회장

 

(동양일보) 텔레비전을 보다보면 울화통 터지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중에서도 호칭문제, 예컨대 아내가 남편을 오빠라 부른다던가, 남편이 몇 살 위의 아내를 누나라 부르는 것은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좋게 볼 수가 없다.

오빠라니, 남편이 어떻게 오빠가 되나.

누나라니, 아내가 어떻게 누나가 되나.

아내가 남편한테 오빠라 부르고, 남편이 아내한테 누나라 부르는 것은 큰일 날 일이어서(이미 큰일은 났지만) 천지조판 이래 일찍이 없던 인간질서의 파괴행위다.

그러므로 이는 하루 빨리 고쳐야 할 절체절명의 위급상황이다.

생각해 보라!

사람이 금수만 못해 상피가 나고, 그래서 강상지변의 패륜행위로 천륜과 인륜을 망가뜨렸다면 모를까 안 그렇다면 어찌 남편을 오빠라 하고 아내를 누나라 하는가.

생각할수록 기가 막혀 끝장 세상이 왔지 싶다. 도대체 드라마 극본을 쓰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기에 남편을 오빠라 부르고 아내를 누나라 부르게 쓰는가.

아버지가 아들이 될 수 없고 아들이 아버지가 될 수 없듯 남편도 오빠가 될 수 없고 아내도 누나가 될 수 없다.

한데 이 호칭은 아무렇지 않게, 아니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 쓰이고 있다.

그래도 누구 하나 이를 제지하거나 문제 삼지 않는 듯하다.

사세가 이 지경이면 드라마를 감독한다는 연출자나 드라마에 출연하는 탤런트(배우)들이라도 이를 바르게 지적해 쓰지 말아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그런 구석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볼 수가 없다.

그렇다면 방송윤리위에 묻지 않을 수 없는데 도대체 방송윤리위는 무엇하는 곳이기에 이런 것 하나 바로잡지 못하는가.

참으로 어이없어 말도 안 나온다. 여론과 풍속과 유행에 절대한 힘과 영향력을 가져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공중파 방송이 이러니 젊은이들은 이게 무슨 금과옥조나 되듯 따라해 남편은 오빠요 나이위인 아내는 누나다.

이래도 이를 꾸짖거나 바르게 다잡아주는 어른들은 별로 없는 듯하다. 참 제기할 노릇이다. 남편이 한두 살 위의 아내한테 누나라 부르는 것도 땅을 칠 노릇인데 여기서 아내는 한 술 더 떠 나이 한두 살 적은 남편한테 ‘얘, 쟤’는 보통이요 이름과 함께 ‘너’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쓴다.

‘너’는 듣는 이가 친구나 아랫사람일 때, 그 사람을 가리키는 이인칭 대명사로 쓰이는 말이지 남편한테 부르는 호칭은 절대 아니다.

그러므로 이는 만고에 본데없고 배우지 못한 자들의 호칭이라고밖에 달리 볼 수가 없다.

지난날 상하 귀천의 신분 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시대의 양반들은 부부간 호칭도 깍듯해 남편은 아내를 ‘부인’이라 불렀고 부인은 남편을 ‘나리’또는 벼슬 이름을 따라 ‘영감’이나 ‘대감’으로 불렀다.

어찌 양반들뿐이겠는가. 신분이 미천해 사람 취급을 못 받던 최 천민의 칠반천인(七般賤人)도 남편이 아내를 부를 때는 ‘이녁’이 아니면 ‘임자’라 했다.

그런데 어찌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의 입에서 남편을 오빠라 부르고 아내 나이가 한두 살 많다고 남편을 ‘얘, 쟤’ 하는가.

이는 언어질서는 물론 인간질서까지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파괴행위다.

그런데 이 언어질서와 인간 질서를 파괴하는 또 다른 부류도 있으니 이는 머리 허연 늙은이가 아내를 지칭할 때 ‘와이프’라 하는 것이다.

와이프? 와이프가 뭔가? 나이 먹어 아내를 부를 때 ‘안사람’이나 ‘내자’라 하면 좀 좋은가.

여기에 부창부수로 가관인 것은 ‘와이프’라는 여자가 남편을 부르는 호칭인데 이는 남편과 함께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무슨 얘기냐 하면 아내가 남편을 ‘오빠, 오빠’하기 때문이다.

망둥이가 뛰니까 빗자루도 뛴다더니 이게 꼭 그 격이다.

필자가 텔레비전에서 받는 울분은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연속극에서 오빠니 누나니 와이프니 하는 호칭으로부터 시작해 사극에서의 왕의 알현(謁見), 어휘의 장(長)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를 하나하나 지적하려면 한도 끝도 없어 만 부득 몇 가지만 예를 들어 간략히 짚어볼까 한다.

먼저 사극에서 왕을 알현하는 장면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임금은 지존(至尊)이므로 그 지존께 정배(正拜)하는 사람은 단 두 사람뿐이고 나머지 사람은 모두 곡배(曲徘)를 한다.

정배란 임금을 마주 보고 하는 절을 말함이며 곡배란 임금을 마주 보지 않고 동쪽이나 서쪽을 보고 하는 절을 말함이다.

그럼 임금께 정배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누구인가. 왕비와 국본(國本)인 왕세자 두 사람뿐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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