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 교육자원팀장 신진영

(동양일보) 평균 나이 70대 남자 어르신들이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하얀 토그브란슈(셰프모자)를 쓰고 도마 위에 재료를 썰고 있다.

최근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만큼 요리하는 남자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경로당어르신 남성요리교실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회장 김광홍)에서 혼자 사시는 남성어르신들을 위해 요리교실 프로그램을 열게 됐다. 남성 요리 교실은 혼자 살거나 혼자될 것을 대비하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아 손쉽게 해 드실 수 있는 메뉴를 선정,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남성어르신 요리 프로그램은 경로당활성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진천군지회(회장 박승구) 덕산면분회와 광혜원분회에서 20여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경로당에 모여 요리 강사의 지도아래 밥도 짓고, 반찬도 만들어 동네 주민들에게 식사 대접도 한다.

수업에 참여한 광혜원면 류무열 어르신(78)은“남자는 부엌 출입을 하면 안 된다는 관습 때문에 음식 만드는 법을 배울 기회가 적었다며 내 손으로 직접 요리를 해서 아내와 손주들에게 먹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수업에 참석하고 있다고”말했다.

한국요리심리치료협회 권명숙 회장은“남성어르신의 경우 평소에 잘 하지 않는 요리를 하면서 성취감과 자존감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를 통한 정서적 안정도 찾을 수 있어 요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현재 경로당에 가보면 남성어르신들보다 여성어르신들이 참여율이 많다보니 남성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홀로 살다가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드러나고 있는데, 친구도 사귈 수 있고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남성요리교실 프로그램은 경로당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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